확증편향적인 사람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4-12-09 22:29 조회수 : 73
확증편향적인 사람
상담을 하다보면 가끔씩 도무지 이해하기 힘든 사람들을 만나곤한다. 분명히 나에게 조언을 구하고 나의 지식과 경험을 통해서 자신이 처해 있는 상황을 위로받고 싶어서 온 사람들인데, 한참을 이야기 하다보면 내가 자신의 편이 되어달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도저히 잘못한 것을 지적이라도 하면 그때부터는 나를 경계하고 나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 그럴 때마다 난감한 마음이 들지만 억지로라도 이야기를 들어준다. 그리고 웃으면서 보내기를 하지만 기분이 좋을리는 만무하다.
책을 한 권도 안 읽는 사람보다 무서운 사람이 책을 한 권만 읽는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 읽은 그 한 권의 책이 세상의 진리이며 자신은 그 책을 통해서 깨달음을 얻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제일 무서운 사람이다. 자신의 경험과 신념이 너무나 확고해서 자신이 믿는 것만이 정답이라고 단정 짓기에 자신과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을 적으로 간주하고 반대되는 정보는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확증편향’에 빠진 사람이라고 칭한다.
그들은 인간관계도 비슷한 태도를 갖고 살고 있다. 이런 이들과 가까이 지낸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우며 때로는 갈등을 가져온다. 한번 편견을 가지면 아무리 상대가 오해를 풀려고 해도 듣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이 힘을 가진 사람이라면 지금 나라를 온통 불행하게 만든 대통령과 같은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을 붙잡고 해명하고 설득하려고 하면 할수록 힘만 빠진다.
그런 부류의 사람들은 아무리 상황을 설명하고 어떤 확실한 증거를 내밀어도 그는 결코 자신의 확신이나 판단을 수정하려고 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이 믿고 싶은 정보에는 귀를 기울이고 판단을 뒷받침하는 상황만 선택하여 받아들인 후에 자신의 판단이 절대적으로 옳았다고 마음을 굳히고 결국은 오판을 하게되고 사고를 치고 만다.
이와 반대되는 상식적인 사람들은 모든 가능성을 열고 판단을 유보하는 사람들이다. 내가 남들에게 오해를 사거나 표현을 하지 못한 상황에 있을 때 그들은 상대를 비난하기보다는 상대방의 사정을 귀담아 들어주면서 진정으로 걱정해주고 마지막까지도 신뢰와 지지를 보내주는 사람들이다.
진실한 관계를 쌓을 의지가 없는 사람들과 함께 산다는 것은 대단히 힘들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과 인간관계를 지속하는 것은 모래성을 진짜 집이라고 믿는 것 만큼 위험하고 어리석은 일이다. 물론 나 역시 신중하지 못한 판단으로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도록 평상시에 유연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다짐하면서 현재의 모습을 살펴보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