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예수님은 어느 대학 출신인가요?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4-12-08 16:17 조회수 : 76

예수님은 어느 대학 출신인가요?


예수님을 만났던 사람들은 대부분 ‘저분은 메시아시다’ ‘참으로 예언자시다’라고 신앙고백을 한다. 그런게 가끔은 ‘갈릴래아 출신’이라는 수식어를 붙인다. 메시아라고 하면서도 굳이 출신을 이야기하는 이유가 가르침에 권위가 있지만 출신은 촌놈이라는 것을 밝히고자 하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 메시아라는 것을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웬 ‘갈릴래아 출신’ 타령을 하는 걸까? 예전에 노무현 대통령을 ‘상고출신’이라면고 빈정대면서 대통령의 품위가 없다고 말한 어느 신문의 논설위원이 생각난다. 그들 눈에는 이명박, 박근혜, 윤석렬 대통령처럼 명문 대학을 나온 이들은 그렇지 못한 사람들보다는 기품 가득한 분들로 보였다는 것일까?


중요한 본질을 회피하면서 오히려 지엽적인 문제를 물고 시비를 거는 행동을 중국 고사에서는 ‘사이비(似而非)’라고 한다. 맞는 것처럼 보이지만 틀렸다는 의미이다. 사이비 언론과 정치인, 사이비 종교인들이 판을 치는 사회는 지극히 불행하다. 

예수님을 만났던 사람들이 그분의 가르침에 권위가 있었다는 고백을 하는데, 무엇이 그런 권위와 기품을 느끼게 하였을까? 예수님의 권위는 사회적 지위나 지식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뜻을 가르치는데서 느껴지는 천상의 권위이기 때문이다. 예수님의 권위는 ‘아버지께서 보내셨고 아버지께서 시키시는 일만 하시며 아버지께서 일러주신 말씀만 하셨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이런점을 고백한 것이 요한복음의 핵심적인 가르침이다. 


종교적 차원의 가르침에서 가장 바탕이 되는 것이 ‘권위’라고 한다면 생활의 관계 차원에서는 ‘신뢰’가 중요하다. 그런데 '권위와 신뢰'는 지식을 바탕으로 생기는 것이 아니다. 만약 자기 지식에 대한 과시형의 대화를 한다면 상대방으로부터 신뢰를 느끼지 못한다. 신뢰가 없는 대화의 특징은 일방통행식이기 십상이다. 자신을 드러내고자 애쓰는 사람들은 그러면 그럴수록 신뢰를 얻지 못한다. 신앙공동체 생활에서는 지식이나 학벌보다는 인품으로부터 나오는 신뢰가 협력적인 관계에 결정적 영향을 갖게 된다. 그래서 예수님의 출신이 중요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공동체 생활에서 각자의 경험과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이견이 있을  밖에 없고 그것은 지극히 정상이다그런 이견에도 불구하고 지혜를 모아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 공동체의 위력이다. 가치관과 대화에서 생각이 다를수록 자기 견해를 관철하는데 초점을 두어서는  된다자신의 의견이나 생각이 예수님처럼 복음적이고 평화 도움이   있는지가 기본에 깔려 있어야 한다나의 생각과 지식과 경험이 중요하지만 공동체의 생각과 목표와 현실보다는 중요하지는 않다. 우리는 예수님이 말주변이 좋아서가 아니라 하느님의 진리을 전하려고 노력하셨기에 권위가 있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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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래아 호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