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세상은 결코 공정하지 않다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3-11-03 05:59 조회수 : 121

세상은 절대로 공정하지 않다 


얼마 전에 우리 사회는 ‘공정과 상식’이 큰 이슈가 된 적이 있다. 이 사회가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을 선동해서 일부 정치인은 '공정과 상식'을 내세우면서  자신의 정적들을 끊임없이 공격했다. 몇 년이 지난 지금, 그렇게 '공정과 상식'을 내세워서 소기의 목적을 이룬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들은 지금 공정과 상식의 삶을 살고 있는가?" ‘공정과 상식’이 그렇게 중요한데도 권력자들은 그 말을 실천하거나 세상을 그러한 방향으로 바꾸려 하지 않는가?


그들이 목소리를 높이는 그 순간에도 이미 ‘세상은 절대로 공정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민중들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기대를 가졌다. 인간은 본래 자기중심적이며 이기적이기에 이타적인 마음을 갖어야만 실현 할 수 있는 공정을 처음부터 가능성이 아주 희박했던 것이다. 이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흔히 저지르는 잘못 중 하나가, 비록 지금은 공정하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그러나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인간의 본성을 전부 갈아업기 전에는 앞으로도 결코 그런 날은 오지 않을 것이다. 


불공정한 세상이 생기는 이유는 경쟁으로 발생하는 것이다. 내가 낙오되면 도태될 수 있다는 공포심 때문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성공의 길을 추구한다. 그 과정에서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은 안중에도 없고 자비심은 사라진다. 내가 인생이 공정치 않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은, 사람들을 낙담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삶이 지나친 경쟁으로 인해서 공정하지 않기에 우리가 더욱 현명해 지자는 것이다. 최소한의 양심은 갖고 살자는 것이다. 그래서 하나의 방법으로 타인에게 진정한 의미의 관심과 연민을 가져보자는 것이다. 진정한 관심과 연민이란 경쟁으로 인해서 불행에 빠진 사람을 보고 그저 혀를 끌끌 차며 위로의 말 몇 마디를 건네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적극적으로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해보자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만이 불공평한 세상에서 그나마 조금이라도 공정하게 만드는 확실한 방법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