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숨을 한 번 크게 들이마시고 대화해라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3-11-08 03:21 조회수 : 62

숨을 한 번 크게 들이마시고 대화해라 


사람은 마음이 급하면 자신도 모르게 말실수를 하게 된다. 그래서 선인들은 실수하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대화를 하기 전에 숨을 한번 크게 쉴 것’을 제안했다. 아주 단순한 방법이지만 때로는 의외로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 이런 행동이 습관이 된다면 인내력이 향상되고 시야가 넓어지며 그로 인해서 타인으로부터 인정과 존경을 받게 될 것이다.

이 방법은 대화 중에 상대방이 말을 마칠 때까지 기다려주면서 숨을 충분히 들이쉬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아서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 간격이 길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그것도 시간상으로 따져보면 몇 초나 아무리 길어도 몇 분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대화법이 익숙해지기 시작하면 호흡의 힘과 성숙함에 익숙해지고, 이것의 진가를 발휘한다. 

잠깐의 호흡은 만나는 사람들과의 사이를 더욱 가깝게 해줄 뿐 아니라, 상대방의 마음속에 당신에 대한 존경과 신뢰의 감정이 싹트게 만들어 준다. 누군가의 얘기를 경청해 주는 일은 그 사람에게는 아주 드물고, 값진 선물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 선물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것이 필요하지 않고 당신의 의지와 약간의 인내심만 갖고 있으면 된다.


사람들의 대화를 유심히 관찰해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대방이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도 그의 말을 듣기도 하지만 당신이 말할 기회를 엿보는 경우도 많다. 대화의 내용 중에서 약간의 논쟁거리가 있는 경우에는 자신의 관점에서 방어나 표현할 준비를 한다. 그리고 은근히 상대방이 말을 마치도록 강요하거나, 성의 없는 대답으로 말을 끊고 싶어 한다. 그런데도 상대방의 말이 길어지면 여지없이 자르고 자기 말을 쉼 없이 퍼붓기 시작한다. 그러한 것이 대화의 주도권을 움켜쥐는 것이라고 다들 착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류의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은 대화 자체를 즐기거나 그것으로부터 뭔가를 배우려고 하는 것이 전혀보이지 않는다. 마치 서로 끊임없이 치고받는 권투나 상대방을 이기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운동경기처럼 보인다. 서로를 몰아붙이는 이런 식의 대화는 상대가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상대의 관점을 비판하거나 ‘오버’하게 만들고, 오해의 불씨를 키운다. 그리고 상대방이 불순한 동기를 갖고 있다고 의심하기에 편견을 만든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불쾌한 마음을 갖게 되고 되도록이면 상대를 피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생긴다. 


내 주변에는 고맙게도 좋은사람들이 많이 있다그들과 대화를 나눌 때의 공통점 중의 하나는 당신의 의견을 강요하지 않고 상대를 존중해주는 사람들이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자신 차례를 갖지 못할까봐 조바심을 내지도 않는다오히려 차분하게 들어주고 자신의 차례가 되면 얘기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때로는 부럽다는 생각마저 든다. 왜냐하면 그들이 보여  대화의 모습은 나와 주변의 모든 사람들에게 배려심을 통해서 감동을 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