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기부를 통해서 새로운 가족을 입양해라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3-11-23 05:35 조회수 : 63

기부를 통해서 새로운 가족을 입양해라 


살아가면서 남을 돕는 기부를 하는 것은 의무이기도 하지만 특별한 일이기도 하다. 특별하다고 표현한 것은 자신의 본능과 역행하는 결정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의 이 특별한 경험은 사제로 살기 시작하면서 부터 줄곧해왔다. 그리고 내 수입에서 일정 부분을 기부하는 행위는 지금까지 오랫동안 나에게 큰 기쁨과 만족을 선사해 주고 있다. 

첫번째 기부는 미국에서 선교를 오신 신부님께서 북한에 결핵환자를 위해서 기부를 해달라는 부탁을 받으면서 시작되었다. 특정 한 사람을 지정해서 기부를 하면 결핵환자가 치유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약을 제공해준다고 해서 1년에 200만원을 지정기탁을 하면서 시작되었다. 그 이후에도 수입의 십일조를 하느님께 봉헌한다는 마음으로 아프리카에서 살고 있는 몇명의 학생들에게 이십여 년이 넘는 기간동안에 도움을 주고 있다. 그리고 최근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는 사람들에게 몇 군데에 더 기부를 시작했다. 나는 기부를 통해서 새로운 인연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매달 적은 돈이라도 아이들을 돕는 것은 가능하다. 그 지원금은 아이들의 학비나 생활 필수품 구입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기도 하고, 그 가족을 위해서 기본적인 물과 음식을 지원해주고 있다. 직접적인 관계는 없지만, 나의 작은 선행이 그들에게는 큰 도움이 되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나는 사람들이 기부를 통해 새로운 가족을 입양하고 그들을 후원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나의 경제적인 삶이 버겁기 때문에 여유가 없는 경우도 많이 있다. 하지만 조금만 마음의 여유를 갖고 생각해 본다면 세상에 돕지 못하는 경우는 없다고 생각한다. 혹시 도울 여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내 스스로의 운신의 폭을 너무 좁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하지만 자신의 큰 결심을 통해서 자선 행위를 시작한다면, 하느님께서 나를 창조하신 목적대로 사는 것이기 때문에 결국에는 자신에게도 이익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자선기금을 내놓더라도 자신이 누구를 돕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이미 그들과 간접적인 사랑과 우정을 나누는 기쁨도 누리고 있는 것이다. 자신이 조금이나마 남을 도울 수 있는 입장에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운인지를 깨닫게 된다는 점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기쁨이다. 이러한 경험과 기쁨은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에게 감사의 마음이 싹트도록 해주었다. 나에게 늘 깨우침을 주시는 예수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