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자존심을 내려놓고 주변 사람들에게 충고를 구하라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3-12-06 03:14 조회수 : 75

자존심을 내려놓고 주변 사람들에게 충고를 구하라 


대다수의 사람들은 가장 가까운 부모나 배우자, 자녀 그리고 주변 친구들로부터 충고를 받는 것을 꺼리는 성향이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에게는 수치심, 두려움, 완고함, 혹은 자만심을 오히려 크게 느끼기 때문에 쉽게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한다. 아마도 주변 사람들에게는 좋은 점만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이런 사람들을 볼 때마다 안타까움을 느낀다. 왜냐하면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그 사람을 가장 잘 아는 법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잘못된 말과 행동을 할 때 가족이나 친한 친지들은 그것을 재빨리 파악해서 신속하면서도 정확한 해결책을 알려 줄 수 있다. 그러나 우리들은 자존심을 내세워서 그들로부터 배우려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나를 모르는 전문가를 찾아가서 비싼 비용과 시간을 들여서 조언이나 정신적 치료를 듣거나 받고 온다. 조금만 자존심을 내려놓으면 나에게 꼭 필요하면서도 삶을 향상시켜주는 간단한 방법을 얻을 수 있는데 그 자존심을 내려놓지 못해서 좋은 기회를 놓치게 되는 우를 범한다. 


나는 함께 공부했고 함께 살았던 동료 사제들에게 가끔 물어본다. “친구가 생각하기에 내 단점이 뭐라고 생각하냐?” 내 자신의 단점을 대충은 알고 있지만 그들이 나를 바라보는 단점은 내 스스로가 찾아내는 것보다 심오하고 날카로울 때가 많다. 내가 먼저 충고를 청해서 듣다보면 마음이 상하기도 하지만 그들의 뼈아픈 지적을 받아들여서 개선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자존심을 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이득을 얻을 수 있다. 그러한 작업은 나에게도 도움이 되지만 나에게 충고를 해주는 동료들도 나에 대한 신뢰가 깊어짐을 느끼게 된다. 이렇게 하면 그들로 하여금 좋은 충고도 듣지만 부수적으로 자신이 정말 필요한 사람 내지 특별한 사람이라고 느끼게 해줘서 나와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 지게 된다. 그러나 이처럼 쉽고 간단한 지름길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들은 대부분이 이 방법을 활용하지 않는다. 약간의 용기와 겸손, 그리고 자존심을 잠시 뒤로 하는 능력만 있으면 되는데 말이다. 


누군가의 제안이나 충고를 쓸데없는 간섭으로 여기고 무시하거나 거부하는 습관이 있다면 더 이상 가까워지기가 어렵다.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이 진지하게 충고하는 당신의 모습을 본다면 처음에는 살짝 충격받겠지만 이내 당신을 신뢰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주위를 둘러보고 당신의 고민과 질문에 대해서 답해 줄 만한 사람을 찾아보라고 하고 싶다. 나는 친구들의 훈계도 나름대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듣는 순간에는 창피하고 자존심이 상할 때도 있지만 나의 발전을 위해서는 분명히 필요한 쓴 약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