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와 거울

성당에 어르신들이 많다보니 각 본당에서 주차장 만큼이나 심각한 문제가 엘리베이터 문제다. 신축 성당이야 엘리베이터가 당연히 있지만 40년 이상된 성당에는 대부분이 없어서 많은 비용을 들여서 추가로 설치를 해야하는데 보통 신경쓰이는게 아니다. 이제는 엘리베이터는 모든 건물에서 필수 시설이 되었다. 그렇지만 엘리베이터가 보편화 되기 전에는 여러 문제점들이 많았는데, 특히 속도가 너무나도 느리다는 불평이 많았다. 미국의 유명 백화점에서 고객들의 원성이 높아지자 백화점 사장은 속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큰 돈을 들여서 공사를 대대적으로 하기로 결정했다. 

그때 엘리베이터를 청소하던 환경미화원이 신박한 방법을 제시했다. 청소하는 아주머니는 엘리베이터 안에 거울을 설치해 보라고 했다. 사장은 의심이 갔지만 속는셈치고 즉시 거울을 사다 달아놓았다. 그런데 효과는 즉시 발생했다. 전에는 고객들은 답답한  공간 안에서 오로지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층수 만을 쳐다보고 있었는데, 거울이 설치된 후로는 거울에 비춰진 자신의 얼굴을 보거나 넥타이를 바로 잡기도 하고, 옷매무시를 만지고 루즈도 바르기도 하는 동안에  엘리베이터가 느리게 간다는 것을 까맣게 잃어버린 것이었다.

살다보면 모든 일들이 술술 풀리지는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럴수록 여유를 갖고 문제를 바라보면서 고정관념에 벗어나려고 생각을 다양하게 해보자. 이때 철저하게 생각에 자유를 주어라. 학교에서 배웠던 수학의 법칙, 논리의 법칙 따위에 너무 사로 잡히지 말아야 한다.

때로는 약간의 생각의 전환이나 비용 만으로도 엄청나게 효과를 내는 것이 세상의 논리이다. 막연히 고정관념에 사로 잡혀 있으면 불가능한 해결법이다. 거울 하나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호통을 쳤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말 같지 않은 소리라도 한 번쯤 들어보고 생각해보고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시도해 보자. 그러면 의외로 해답을 쉽게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문명의 이기들도 처음에는 쓸데없어 보이는 망상에서 출발한 것이 대다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