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개는 기쁨
청소년 상담학을 담당하던 강사가 청소년 가출에 대해서 경험담을 이야기를 해줬다. 처음 가출하려고 망설이는 청소년들은 밖에서 하루 종일 놀다가, 밤늦게 집 근처를 배회하면서 자기 집에 불이 켜 있는지 없는지를 살펴본다고 한다. 불이 켜져 있으면 집으로 돌아오고, 꺼져 있으면 가출을 결정한다고 한다. 아마도 그들은 켜 있는 불빛에서 자신의 집으로 돌아오기를 바라는 부모, 형제자매의 마음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한다.
성경에서 회개의 대표적인 사례를 보여주고 있는 내용이 루가복음 15장의 탕자의 비유이다. 부자 아버지를 둔 형제 중에서 작은 아들은 생각과 마음이 모두 바깥으로 향해 있었다. 그래서 그는 아버지를 졸라서 자신에게 돌아올 재산을 미리 물려받아 먼 고장으로 떠났다. 가지고 간 모든 재산을 아끼지 않고 흥청망청 쓰다보니 얼마가지 않아서 모두 탕진하였다. 그러자 할수없이 돼지 치는 일을 하게 된다. 그에게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고 먹을 주지 않아서 늘 배가 고팠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돼지들이 먹는 쥐엄나무 열매로라도 허기진 배를 채우려고 했다. 자신의 비참한 처지를 알게 되자 그제야 정신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고향에 계신 아버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외부로 나가 있는 삶의 방향을 이제 자기 안으로 돌린 것이다.
사람이 자신의 속을 들여다보기 시작할 때는 보통은 경우에는 갈등의 한 가운데 있을 때이다. 사람이 세상에서 무언가를 성취를 하면 변하거나 자신을 살펴야 할 이유를 잘 찾지 못한다. 그러나 부끄러움을 당하고, 고생을 하며, 양심의 가책을 경험하고, 굴욕을 겪게 될 때 변화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그런 갈등 안에 있는 자신을 들여다보면서 일방적이었던 태도에서 반대의 입장을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지금까지 살면서 자신의 모습 중에서 전혀 보지 못하고, 생각해 보지도 못한 면을 알게 된다. 갈등이 변화를 만든 것이다. 이것이 회개인 것이다.
갈등을 통해서 이루어진 회개는 하느님의 은총을 체험하게 한다. 작은 아들이 용기를 내어서 집으로 돌아왔을 때 아버지는 작은아들의 목을 껴안고 입을 맞추며 좋은 옷을 입혀 준다. 그리고 손에 반지를 끼우고 발에 신발을 신겨 주며 살진 송아지를 잡아 준다. 아버지의 자비로운 사랑을 작은아들은 비로소 느낀 것이다.
이런 회개의 체험은 세상과 이웃 사람에 대해서 새로운 마음으로 다가가도록 이끌어 준다. 또다른 회개의 대표적인 내용인 예리코의 자캐오는 회개한 후 단절되었던 이웃과 화해를 한다. 그는 하느님의 용서의 화답으로 자기 재산의 반을 가난한 이웃에서 나누어 주겠다고 한 것이다. 회개를 통하여 그는 기쁨을 얻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