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기다림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4-04-20 04:41 조회수 : 82

기다림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


기다림은 그리움이다. 기다림은 마음을 아름답게 지켜가는 것이다. 아직 오지 않은 것, 이루어지지 않은 것에 대해 여전히 곱고 순수한 마음을 갖고, 때때로 고개를 드는 흔들림이나 허전함에도 변함없는 마음으로 지켜가는 것이다. 

기다림은 만남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 가슴이 아프면 아픈 대로,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고개를 들고 아득한 미소를 한 모금 머금고 님을 향해 바라보는 것이다.   


기다림은 어디엔가 있을 나의 한 쪽을 위해 헤메이던 숱한 방황의 날들을 기억하면서 그를 만나보고 싶어하는 것이다. 

기다림은 배려다. 가장 귀한 것이 가장 귀한 모습으로 찾아올 수 있도록 자신의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둔다. 그렇기에 내 생각을 고집하지 않는다.  

기다림은 내 방식을 강요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내가 원하는 것을 억지로 이루려하지 않는다. 나는 다만 내가 전할 수 있는 가장 귀한 것을 전할뿐, 어떤 결과가 주어져도 달게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다.  


기다림은 사랑이다. 그렇기에 막연함과 지루함을 모른다. 무엇 하나 짐작할 수 없어도 노래로 시간을 보낸다. 여린 마음이 무너질 때에도 기다림을 위해 행복한 노래를 부른다. 

아직 오지 않은 것,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많다 할지라도 기다리는 마음까지 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기다림은 기다림만으로도 아름다운 것이기 때문이다.  

나와 그대는 지금 순간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