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나만의 재테크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4-04-17 04:36 조회수 : 86

나만의 재테크


세상돌아가는 소식이 뒤숭숭하다. 우리와 멀리 떨어진 중동에서의 긴장이 우리에게 많은 피해를 주고있다. 당장 환율이 하늘 높은줄 모르게 오르고 있어서 앞으로의 경제가 심히 걱정이 된다. 이런 경우에는 없는 서민이나 약자들의 고통은 더 커지게 마련이다. 오늘 TV채널을 돌리다가 아프리카에서 하루에도 수백명씩 굶어 죽어간다는 유니세프 홍보대사의 말을 전해듣고 망설임없이 바로 전화기를 들어서 후원에 가입했다. 그동안 가입한 후원회도 적지않지만 사람이 죽어간다는데 그냥 외면할 수가 없었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자꾸 계산을 하게되고 그러면 기회를 놓친다.


살아가면서 입으로만 사랑을 외친다고 세상이 변화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사랑은 표현도 중요하지만 실천할 때 빛을 발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나는 후원회에 하나 둘씩 가입한 것이 벌써 10여개 가까이 되지만 결코 후회를 한적은 없다. 내가 조금만 절약하면 다 해결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고마운 것은 하느님께서 언제나 도와주셔서 굶지 않고 건강하게 잘지내고 있다. 그리고 더 다행인것은 통장에서 저절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만약 매달 내가 은행에 가서 지로로 보낸다면 귀찮아서 후원을 끊었지도 모르겠다. 그러고보니 선행을 하는데 있어서 세상의 발전의 도움을 충분히 받고 있는 셈이다.


어제는 간만에 만난 교우가 은퇴를 하면 돈이 필요하니 열심히 준비하라고 걱정해주었다. 난 귀찮고 나의 은퇴 후의 삶은 최소한의 생활을 교구에서 책임져주기 때문에 약간의 재물만 있으면 된다고 설명해 주었다. 살아가는 가치관이 다르니 이견이 있기 마련이다. 나의 가치관을 잘 정리하고 실천해서 신자들에게 모범이 되어야겠다고 다짐을 해보았다.

난 평생을 살면서 남들로부터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리고 그들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넘치도록 받기도 했다. 그래서 그들을 실망시키지 않으려 내 방식대로 열심히 살았다. 그리고 남들을 위한 삶을 살았을때 무엇보다도 기뻤고 보람이 있었다. 남을 물질적으로 정신적으로 도와주지 않는 사람들을 그 기쁨을 모른다. 남을 도와줄때는 그 안에 ‘환히’라는 선물이 가득하다. 


내가 늘 입버릇처럼 하는 소리가 있다. ‘세상의 모든 재물의 소유권은 하느님께 있고 나는 그 사용권을 부여받았을 뿐이다. 그래서 언젠가는 소유주이신 하느님께 되돌려드려야 한다. 그러니 내가 사용할수 있는 재물사용권을 남용하지도 말고 더군다나 남들 앞에서 폼내지말자.’

물질은 나를 위해서 쓰는것도 좋지만 남을 위해서 베풀면 사는 것은 더 보람이 있다고 확신한다. 내가 보낸 몇 만원이 수많은 생명을 살린다고하는데 그보다 보람찬 일이 어디 있겠는가? 난 몇푼의 돈을 보내지만 나에게 돌아오는 것은 더 큰 기쁨과 은총이다. 선행의 삶을 살아보지 못한 사람들은 결코 모른다. 난 이런 방법을 통해서 나름 재테크를 하고 있다.


하늘나라에 재물을 쌓고 땅을 사고 있다. 먼 훗날 내가 그토록 보고 싶어했던 하느님 앞에 갔을때 충분히 사놓은 땅을 보면서 환히 웃고 싶다. 그런면에서 나는 노후뿐만 아니라 사후까지 누구보다도 확실한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그렇다고 남들에게 강요하고 싶지는 않다. 그들은 그들의 삶의 방식이 있고 난 그들을 존중해주고 싶다. 그리고 난 오늘도 하늘나라의 재테크를 위해서 선행에 더 열심히 중독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