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주님 수난 성금요일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4-03-29 05:24 조회수 : 93

주님 수난 성금요일


예수님께서는 최후 만찬을 지내시고 올리브 동산에서 기도를 하시다가 유다의 배신으로 체포가 되셨다. 밤새도록 대사제 한나스와 경비병들에게 시달리셨고, 이른 아침에  총독 관저로 끌려가서 빌라도에 의해서 사형선고를 당하시고는 골고타 언덕으로 십자가를 지고 이동하셨다. 그리고는 자신이 지고 가신 십자가에 못 박히셨다. 군중들은 고통스러워하시는 예수님께 신 포도주를 듬뿍 적신 해면을 우슬포 가지에 꽂아 입에 갖다 대면서 예수님을 조롱하였다. 신 포도주를 조금 드신 후에 “다 이루어졌다.”라는 말씀을 끝으로 돌아가셨다. 


아무런 죄도 없으신 분께서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 당신 목숨을 내놓으신 것이다. 그분께서 제자들에게 ‘사람의 아들은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고 원로들과 수석 사제들과 율법학자들에게 배척을 받아 죽임을 당할 것’(루가 9,22)이라고 예언한 말씀이 이루어진 순간이었다. 히브리서에서는 이 사건을 두고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아드님이시지만, ‘고난을 겪으심으로써 순종을 배우셨다.’(히브 5,8 참조)고 말한다. 예수님께서 당신을 따른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뜻을 따름으로써 “영원한 구원의 근원”(히브 5,9)이 되시어, 그분을 믿고 충실하게 따르면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다고 약속하셨다(요한 3,16 참조)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수난을 기꺼이 받아들이시고 당신의 목숨을 당신을 따르는 이들을 위해 내놓으셨다. 그것은 인간의 구원을 향한 하느님의 ‘최고의 사랑’이었다. 그분께서는 인간을 너무도 사랑하신 나머지 당신의 모든 것을 내놓으셨다. 주님께서는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하시며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요한 15,13)고 제자들과 우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말씀을 당신의 십자가 죽음을 통해서 우리에게 보여주신 것이다. 

예수님의 수난과 고통 그리고 죽음은 결국 우리를 향하고 있었고, 십자가의 고통을 당하시면서도 결코 우리를 잊지 않으셨다. 우리의 고통을, 우리의 힘듦을 모두 짊어지시고 그분께서는 기꺼이 골고타 언덕으로 올라가셔서 십자가상에서 죽음을 맞이하신 것이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죽기 직전에 하신 말씀을 기억해야 한다. 그분께서는 “목마르다.”(요한 19,28)고 하시며, 아직도 당신을 받아들이지 않고 메시아로 고백하지 않으며, 때로는 조롱하고 있는 사람들까지도 사랑으로 기억하셨다. 주님께서는 아직도 우리의 부족한 사랑에 목말라 하신다. 우리가 그분의 목마름을 채워 드릴 수 있는 길은 그분을 온 마음으로 고백하며, 자녀로서 그분의 최고 가르침인 ‘사랑’을 이웃에게 아낌없이 실천하는 것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