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휴식을 잘하는 방법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5-06-22 20:19 조회수 : 78

휴식을 잘하는 방법


주일 미사를 끝내고 제주도에 살고 있는 친구를 만나기 위해서 저녁 비행기로 내려왔다. 1박 2일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익숙했던 삶과 장소를 벗어나서  새로운 환경에서 긴장없이 편하게 하루를 보내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살다보면 힘들고 어려움이 닥치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시간을 내서라도 몸과 마음을 편하게 하면서 쉬는 것이 좋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런 저런 이유에서 실천하지 못했다. 쉰다는 것이 육신적으로만 아무것도 안하는 것이 아니라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어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게끔 준비하는 것이다. 그런데 잘못 휴식을 취하면 오히려 더 피곤이 쌓인다. 이는 제대로 쉬지 못했다는 증거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살던 삶과 단절하는 것이 능사일까? 쉬는 것은 좋은 것이지만 일상을 완전히 벗어나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 몸과 마음을 억지로 내려놓는다고 제대로 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을 때 활기찬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것은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쉬면서 팽팽한 긴장의 끈을 놓지 말라는 이야기는 더더구나 아니다. 잘못하면 삶에 활기를 불어넣어주는 탄력을 잃어버릴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오늘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휴식’과 ‘긴장’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진정한 쉼은 긴장과 연결된 쉼이 아니다. 긴장은 살면서 만들어지는 것이지 본래부터 있는 것이 아니다. 일종은 삶의 부산물과 같은 것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인간 관계 안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마찰로 인해서 피곤해진다. 살면서 쓰레기가 생기면 열심히 버리는 것처럼 우리들도 살면서 생기는 긴장이나 피곤을 풀면서 살아가야 한다. 긴장하면서 목표를 설정하고, 열심히 앞만 보고 달려 유익한 결과를 손안에 넣는 것이 우리의 삶의 최종 목표가 되어서는 안된다. 살면서 내 뜻대로 이뤄지는 것이 별로 없더라도 주위의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그것들이 저절로 흘러가도록 내버려두는 삶이 더 중요하다. 


긴장을 하면 그 열망이 거룩한 것이라 할지라도, 사적인 욕심이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래서 인위적으로 조작할 가능성이 높고, 전체를 바라보지 못한 채 특정 부분에만 함몰되어 상황을 판단하기 쉽다. 그러면 자기 욕심을 채우면서 타인을 힘들게 할 가능성이 많아진다. 

여러분에게 소중하게 주어진 오늘은 어제보다는 깨어 있으면, 지나친 긴장감 때문에 쓸데없이 고집을 부리지 않았으면 한다. 그리고 긴장하지 않고 깨어 있을 때, 우리 몸과 마음도 지쳐 쓰러지는 일이 훨씬 적어진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한다. 설령 고단함과 피곤함이 몰려온다 하더라도 잠시 눈을 붙이면 다시 숨을 크게 쉬면서 자신의 감정과 몸을 추스르면 살아 있는 에너지가 더 활기차게 샘솟게 될 것이다. IMG_2578.jpe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