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사순시기와 기도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5-03-20 21:03 조회수 : 88

사순시기와 기도


사순시기에 기도를 많이 해야 한다고 습관적으로 말하곤 한다. 그렇다면 과연 기도는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기도의 라틴어 표현은 Oratio라고 하고 영어로는 Prayer라고 한다. 사전을 찾아보면 소원이 이루어지기를 신에게 비는 일로 정의되어 있다. 인간은 자신이 나약하기에 절대자이신 신에게 소원을 빈다는 뜻이 될 수 있다. 


종교 윤리학자 케르툴리아누스는 기도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 바 있다. “기도는 사랑이다. 그러므로 기도는 마음을 크게 비우고 ‘주님, 당신을 사랑합니다.’ 이렇게 고백하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바빠서 기도할 수 없다고 변명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우리가 남을 사랑할 때 정해놓고 하는 것이 아니듯이 기도를 통해서 선을 향한 능력을 부여해 놓고 있기 때문이다.” 

나에게 서품을 주셨던 김수환 추기경님께서 젊은 사제들을 모아놓고 식사를 함께하시면서 당부의 말씀을 하셨던 것이 기억난다. ‘하루 가운데서 일정한 시간을 정해 두고 그 시간에 기도를 드리는 습관을 가져라. 기도는 사제에서 매우 필요하며 우리의 믿음은 반드시 기도하는 마음속에서 찾아지는 것이기 때문에 사제의 삶은 그 자체가 기도가 되어야 한다’라고 당부하셨다. 


바오로 사도도 기도는 언제나 끊임없이 밤낮으로 열성을 다해야 하는 것임을 강조했다. 그리고 바오로 사도는 기도를 통해서 그 자신이 받은 사명을 완수함으로써 하느님의 계획과 불가분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기도를 통한 하느님 나라의 전파는 많은 구체적인 것들을 증명했다. “언제나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하며 간구하십시오.” 말하자면 바오로 사도는 청원과 감사하는 마음을 언제나 기도를 통해서 간구했고 표현하셨다. 그런 의미에서 기도는 시공간을 초월해서 하느님과의 만남이란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 만남이 절대적인 의미가 있으므로 기도는 사랑이며 사랑은 곧 기도가 된다는 뜻이다. 

우리가 기도한다는 것은 하느님 아버지께 사랑을 드리는 것이기에 고귀한 과업의 하나가 된다. 그리고 이 고귀한 과업은 마땅히 신자들에게는 의무가 된다.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 특별한 행복은 그리스도 교인들만이 누릴 수 있는 기도가 있기 때문이다. 기도는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영광이며 하느님으로부터 자비를 받게 되는 인간의 승리라고도 할 수 있다. 


프랑스, 이탈리아 합작품인 <암흑가의 두 사람>이라는 영화가 있었다. 이 영화의 마지막 대사가 아직도 기억난다. 자신을 평생 괴롭혔던 그와트로 형사를 죽인 알랭 드롱이 진심으로 후회하면서 사랑했던 한 여인 루시에게 물어본다. 

“죽은 그를 위해서 내가 무엇을 해야 하나요?” 

“기도를 하십시오.”

인간의 영혼을 구제하는 길은 오직 기도뿐임을 작가와 영화감독은 이 작품의 마지막 장면에서 암시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