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칭송과 하늘의 공덕
사순절이 시작되면서 자연스럽게 나의 신앙을 돌아보는 시간이 많아졌다. 나의 믿음이 크려면 예수님의 가르침에 따라서 모든 관계가 정리되고 설정되어야 한다. 사람은 태초부터 관계성을 갖고 태어나는데, 생명을 주신 하느님과의 관계로 출발해서 부모와 관계로 육신을 갖고 태어나며 엄마의 젖을 통해서 성장한다. 그뿐만 아니라, 국가, 기후와 풍토 환경 등 모두 오늘의 나를 둘러싸고 모든 것들이 관계의 대상들이다. 삶에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는 크게 셋인데, 첫째는 자기 자신이고 둘째는 이웃이며 셋째는 하늘이다. 복음서는 이 세 가지가 진실하고 조화로운 삶을 살 때를 ‘참된 행복의 길’이라고 가르친다.
자신에게 진실하기 위해서는 본성적 욕구만을 따라 살지 않고 이성적으로 자신을 제어하며 살아가야 한다. 그중의 하나가 자신을 비우는 첫걸음은 예수님이 손수 보여주신 단식이다. 하느님의 뜻을 제대로 알고 따르기 위해서 자신을 비우고 기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우리는 하느님께서 내 뜻을 따라주시길 바라면서 시간을 내놓는 것이 기도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절대로 아니다. 그리고 사순 기간에 우리가 잊지 않아야 하는 것이 가난한 이에 대한 하느님의 요구를 실행한다는 점이다. 나눔에도 하느님의 뜻이 필요한데, 나눔으로 누군가 도움이 절실한 이의 심정에 한마음 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중요한 것이 남들이 나를 인정해 주지 않더라도 묵묵히 해나가야 한다. 남들은 나의 선행을 모르지만, 하느님께서는 알고 계시기 때문이다.
복음에서는 ‘숨은 일도 보시는 하느님’이란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진실한 단식과 기도와 자선은 하늘에 공덕을 쌓는 영적인 일이기에 인간들로부터 오는 칭송이 필요치 않다. 누군가가 알아주기를 원하는 것은 숨은 일도 보시는 하느님을 믿지 않는 것이니 절대로 조심해야 한다. 모든 칭송과 영광은 하느님께만 향해야 한다. 기부를 많이 하고도 드러나지 않는다면 하느님께서 나의 선한 행동을 제물로 받으시겠지만, 반대로 드러나길 바라는 마음을 갖고 행동한다면 ‘기부천사, 기부왕’이라는 세속적인 칭송을 받겠지만 하느님 앞에서는 정작 받을 것이 없을 것이다. 자신의 단식과 기도와 자선이 타인들로부터 칭송을 받는다면 선행의 공로가 연기처럼 사라지기 때문이다.
인간의 칭송은 듣기가 너무 좋고 영광스럽게 빛나지만 그만큼 영적인 귀와 눈을 가린다. 그래서 하늘과 관계되지도 통교 되지도 못한다. 때로는 자기 생각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확신하기 때문에 결국 하느님의 아들마저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이고도 그것이 하느님을 위한 일이라고 믿게 되는 어리석음을 범하기도 한다. 이번 사순절에는, 내가 관계하고 사는 모든 대상에 대해서 성찰하고 회개하고 새롭게 시작하자. 그리고 하느님과의 진실성을 회복하도록 노력하자. 하느님과 아름다운 관계로 향기가 풍기는 수행의 시기가 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