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드러내다' 와 '드러나다'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5-03-14 21:23 조회수 : 77

'드러내다' 와 '드러나다'


어느 마을에 한 효자가 홀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었다. 그의 아버지는 오랜 병환으로 점점 건강이 약해져서 돌아가실 지경에 이르렀다. 효자는 자신의 갖고 있던 모든 돈을 사용하면서 온갖 용하다는 의원을 찾아다녔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오래 산 거북이를 고아 먹으면 병이 나을 것이란 이야기를 듣고는 아버지를 위해서 거북이를 찾아 나섰다. 오랫동안의 고생 덕분에  효자는 아주 오래된 거북이를 발견하고 잡았다. 얼마나 크던지 여러사람의 도움을 받아서 지게에 지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거북이를 지고 오다가 지친 효자는 커다란 뽕나무 그늘에서 쉬었다. 그때 거북이가 느긋하고 거만하게 입을 열었다. 


“여보게 젊은이, 이렇게 수고해도 소용없네, 나는 힘이 세고 나이도 천 년 가까이 살아서 영험한 거북이라네. 자네가 나를 솥에 넣고 백 년을 끓인다고 하여도 나는 결코 죽지 않으니 헛고생하지 말게나.” 

효자와 거북이의 말을 듣고 있던 뽕나무가 입을 열었다. 

“거북이, 너무 큰소리치지 말게나, 자네가 아무리 신기한 거북이라해도 나 뽕나무에는 비할 바가 아니네. 나 뽕나무은 너무나도 영험해서 뽕나무 장작으로 불을 피워서 자넬 고면 자넨 당장 죽고 말 걸세.”


집으로 거북이를 데리고 돌아온 아들은 아버지를 위해서 거북이를 가마솥에 넣고 고았다. 그러나 거북이는 아무리 고아도 죽지 않았다. 아버지께 거북이를 드리지 못해서 낙담하고 있던 그때 효자는 뽕나무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그는 얼른 도끼를 들고 뽕나무가 있는 곳으로 가서 뽕나무를 잘라서 장작을 만든 후에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뽕나무 장작으로 불을 때자 정말로 거북이는 이내 죽고 말았다. 삶은 거북이를 먹은 아버지의 병환은 깨끗이 낫게 되었다.


재미와 교훈이 있는 우화이다. 거북이가 겸손하게 자기의 힘을 자랑하지 않았다면, 그리고 뽕나무가 효자와 거북이의 대화에 참견을 하지 않았다면 결과가 어땠을까? 거북이는 거북이대로 뽕나무는 뽕나무대로 무사했을 것이다. 괜히 쓸데없는 자랑을 하다가 거북이도 죽고 뽕나무도 베임을 당하고 말았던 것이다.

우리말에 비슷하지만 뜻은 전혀 다른 ‘드러내다’ 와 ‘드러나다’가 있다. ‘드러내다’가 자기를 스스로 돋보이게 하는 것이라면, ‘드러나다’는 자신의 뜻과는 상관없이 은연중에 알려지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요즘은 지나칠 정도로 자신을 여러매체들 인스타, 블러그를 통해서 맘껏 홍보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래서 자신의 사생활까지도 다 드러내놓고 살고 있다. 남들에게 자신을 알리고 홍보하는 것도 좋지만, 부작용도 있을 수 있으니 조심하면서 살아야 한다. 스스로 하는 홍보나 지나친 주장이 언젠가는 자신을 옥죄는 돌아 있다는 사실을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때로는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지나치면 긍정적인 점도 있지만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면서 살아 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