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진정한 신앙인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5-03-12 21:22 조회수 : 101

진정한 신앙인


수요일부터 3일 동안 신학교에서 ‘세계 청년 대회’를 위한 교육을 받고 있다. 아침 출근 시간에 신학교로 간다는 것이 보통 귀찮은 일이 아니다. 교통이 막히기도 하지만 광화문 앞과 헌법재판소가 있는 근처의 길은 전쟁통이라고 불러도 어색하지 않은 정도로 막히고 혼잡스러운 상황에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오랜만에 보는 선후배들과 풋풋했던 신학생 시절의 이런저런 추억을 이야기하다 보니 잘왔다는 생각도 들었다. 산책하면서 신학교에서 7년을 생활하면서 지냈던 시절을 돌아보았다. 신학생 시절에는 누구보다도 열심히 기도했고 사회정의와 하느님 나라를 위해서 열심히 고민했었다. 떠난 지 3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변치 않은 신학교의 느낌은 예전으로 돌아가기에 충분했다. 그러면서 그 시절의 나와 현재 나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겹치게 해보았다. 

 

신학생 시절에는 누구보다도 사제의 삶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고 사제가 되면 선행은 특별한 일이 아니라 일상의 삶이 되어야 한다고 다짐했었다. 사목하면서 타인을 위해서 선행을 하는 사람들이 정말로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정말로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선행을 하고 나면 대부분 사람들은 자신도 모른 게 남이 인정해 주거나 칭찬해 주기를 원한다. 때로는 자기 입으로 선행에 대해서 남들에게 떠벌리기도 한다. 그 이유를 찾아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누군가에게 관용과 아량을 베풀면서 자신은 사려 깊고 좋은 사람이며, 자기 행동이 사람들로부터 충분히 칭찬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거나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살다 보니 친절한 행동과 선행은 모두 훌륭한 것이지만, 만약 선행을 하고도 절대로 그 사실을 남들에게 알리지 않는 것은 더욱 놀라운 행동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다. 타인에게 뭔가를 나누어 주거나 도움을 줄 때는 기분이 좋아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인정받고 싶어서 선행을 남에게 마구 떠벌리다 보면 그 긍정적인 느낌이 희석된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그래서 남들에게 인정받기보다는 혼자만의 비밀로 남겨 둔다면, 아마도 그 좋은 기분과 느낌은 배가 된다고 생각된다. 


좀 더 성숙한 신앙인이 되어서 하느님으로부터 진정으로 사랑을 받기 위해서, 선행에 대한 대가를 기대하지 않고, 선 자체를 위해서 행동했으면 한다. 그런 마음과 행동이 지속해서 반복된다면 남을 돕는 좋은 일을 하고서도 자연스럽게 전혀 내색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이때 그 사람에게 주어지는 보답은 선행 그 자체로부터 우러나오는 따스한 느낌과 하느님으로부터 진정으로 인정을 받게 되기에 더욱더 기쁠 것이다. 이제부터는 누군가를 위하여 아주 좋은 일을 하게 될 때는 그것을 혼자만의 비밀로 간직한 채, 나눔의 기쁨과 하느님으로부터의 진실된 인정을 받기 위해서 노력하면서 살라고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