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휴식이 필요한 당신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4-09-04 05:08 조회수 : 63

휴식이 필요한 당신


어제부터 7박 8일 일정으로 '한마음 청소년 수련원'에서 피정을 하고 있다. 사제들은 1년에 한 번은 피정을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 피정은 의무감에 온것이라기 보다는 나에게 휴식을 주고 싶어서 신청을 했다. 누구보다도 바쁘게 살아왔기에 '오늘은 너무 바쁘게 살아가지 않아도 괜찮다'는 주제를 갖고 피정을 하려고 한다. 어제 첫날은 그동안 바쁘게 살아왔던 나의 삶을 돌아보면서 나에게 스스로 위로를 해주었다.


오늘 만큼은 몸뿐만 아니라 마음이 분주함까지도 두루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많은 이들이 삶에 여유가 찾아와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다. 마음 한구석에 자리한 불안감 때문일 것이다. 인간 관계에서 비롯된 갈등과 성당을 잘 운영해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에 마음 한구석에는 불안감이 항상 존재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가 살아가는 한 불안은 계속 생겨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걱정한다고 해서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도 알고 있지 않은가. 내 힘으로 어쩔 수 없는 것임을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음과 몸이 복잡하고 피곤해지면 과감하게 쉬어야 한다. 휴식 시간조차 무언가를 이뤄야 한다는 강박을 가질 필요는 없다. 하루쯤은 일상의 짐을 내려놓고 그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보았으면 한다. 슬프게도 내가 하던 일을 잠시 멈춰도 세상은 아무런 일이 없이 잘 돌아간다.

몸에 피로가 쌓이거나 마음이 복잡하여 집중력이 흐트러지면 일의 능률이 떨어지고 마음에 분심이 생긴다. ‘내가 지금 쉬어도 될까?’라는 의심이 든다면 오늘의 휴식은 내일을 더 기운차게 살기 위한 준비라고 생각하자. 오래 걷기 위해선 때로는 멈출 줄도 알아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혹시 지금, 남에게는 한없이 관대함을 베풀면서 자신에게 너무 엄격하고 박하게 대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자. 자신에게 관대해지는 것이 어려우면 소중한 친구를 대할 때의 마음으로 나를 돌보면 된다. 친구가 힘들 땐 귀를 기울이고 진심으로 공감해주고 위로하고 아껴주지 않았던가. 이제 나에게 위로와 휴식을 주었으면 한다. 

가끔은 고개를 들어 구름을 바라보고 길가에 핀 꽃을 눈에 담는 여유를 즐기기 바란다. 가장 예쁜 접시에 평소보다 맛있는 음식을 담아 스스로에게 대접해보자. 자신의 삶을 사랑하며 매 순간 열심히 살아가는 당신은 충분히 여유를 누릴 자격이 있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너그러워지면서 휴식을 주는 것은 매력적인 일이다여유있는 자신의 모습을 가꿔나가는 것은 진정한 휴식이고 그로 인해서 타인에게 다시 너그러운 시선으로 바라볼  있기 때문이다그러니 너그러운 시선을 자신에게도 마음껏 나누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