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지도자와 판단력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4-03-02 04:17 조회수 : 107

지도자와 판단력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 새로운 사원을 뽑는다는 광고를 내면서 지원을 할수 있는 자격을 박물관의 소장품들을 꼭 보고 와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그리고 면접 당일이 되자 면접관은 지원자들에게 공통된 질문을 하였다. “만약 박물관에 갑자기 큰불이 난다면, 그리고 박물관에 있는 수 많은 진귀한 예술품 중 딱 한 점만 구해낼 수 있다면 여러분은 어떤 작품을 선택하시겠습니까? 그리고 그 이유를 분명히 말해주시기 바랍니다.”


지원자들은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물론 면접관은 답변의 시간을 충분히 주었다. 당장 고민스러우면 다시 한 번 박물관을 돌아보고 와서 서면으로 답을 주어도 된다고 하였다. 지원자들은 너무나도 답을 하기가 곤란했다. 이유는 박물관에 있는 소장품들은 그 가치가 하나같이 너무나도 엄청났기에 어느 한 점을 고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박물관을 돌아다니면서 어떤 것이 가장 가치가 있을까?를 공통적으로 고민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모나리자의 미소’를 꼽았다. 그림의 값어치가 가장 많이 나간다는 답변 또한 많았다고 한다.


그런데 지원자들에 한 사람만이 고민하지 않고 즉시 답변과 이유를 말했다. 그의 답변은 대단히 놀라웠다. “문에서 가장 가까운 작품을 선택하겠습니다” 그러면서 면접관에게 그 이유를 설명했다. “루브르 박물관에 소장된 작품은 모두 세상에서 둘도 없는 귀중한 것들인데, 무엇을 선택할까 고민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입니다. 단 하나라도 안전하게 가지고 나오는 것이 현명한 처사라고 생각됩니다.”

정말이지 우문현답이라고 생각된다. 누구나 할 것 없이 어떤 일을 하면서 신중을 기한다고 고민을 반복하다가 적절한 싯점을 놓쳐서 일을 그르친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그런 순간들은 뒤돌아보면 늘 아쉽다. 그런 일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평소에 가상으로 생각해보고 훈련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순간의 판단력을 키우는 훈련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신부를 양성하는 신학교에서도 가장 중요한 덕목을판단력으로 꼽는다. 지도자가 판단을 잘못하면 수많은 피해를 본다는 것은 교회 역사나 ,구약을 통해서 얼마든지 찾아 있다. 판단력은 지도자의 가장 훌륭한 덕목이다. 그래서 신학교에서 학생이 사제가 되기에 부적합하다고 판단해서 내보낼때 이유를 대부분의 경우에는판단력 부족이라고 설명한다. 하느님의 자녀인 우리 모두는 오늘 하루를 살면서 주님의 뜻대로, 올바른 판단을 하면서 살아갔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