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마음의 부자들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4-03-14 23:13 조회수 : 94

마음의 부자들


사람들의 생김새가 다른만큼 세상의 사람들은 다양한 가치관을 갖고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타인을 대하는 방식도 각자 다르지만 크게 두 부류로 분류할 수 있다.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 사는 사람과 남을 배려하면서 헌신하는 사람으로 구분할 수 있다. 물어볼 필요도 없이 대부분 사람들은 남을 위해 살고 싶어 하지만 대부분은 현실에서는 그렇게 살지 못하고 있다.

남을 배려하면서 살아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에 그리고 특히 대가를 바라지 않고 남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은 너무나도 아름다운 삶을 사는 사람들이다. 우리가 흔히 보는 자원봉사자들은 마치 자기 일을 하는 것 이상의 즐거운 마음으로 한다. 보통 사람들이 볼 때는 어쩌면 바보처럼 비칠 수도 있다.


언젠가 텔레비전에서 장애인들을 도와주는 자원봉사자들의 인터뷰를 보았던 기억이 난다. 한 분이 진지하게 말씀하시길 “그동안 세속적인 것을 추구하면서 살았기에 삶에 대한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 없었지만, 장애인들을 도우면서 이제야 진정 삶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그들을 도와준 것이 아니라, 생각해보니 오히려 그들이 저에게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준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세상이 험하고 살기가 힘다고들하지만 이처럼 어떤 대가도 바라지 않고 남을 도와주는 따뜻한 손길들이 있어서 그나마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이다. 요즘 같은 세상에 ‘나’보다는 ‘어려운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신앙인들이 지녀야 할 기본 정신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은 남에게 도움을 손길을 내미는 데 너무나도 인색하다. 그러면서 남을 돕는 누군가를 보면, ‘분명히 우리보다 잘 사는 사람일 거야.’ 하고 오해한다. 


우리는 경제적이나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야만 봉사를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한다면 세상에서 남을 도울 수 있는 사람들은 하나도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 어려운 사람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전해주는 사람들 중에는 부자도 있지만, 시장에서 장사를 하거나 빠듯한 살림을 살아가는 사람들도 의외로 많다. 이런 분들의 공통점은 자신들이 살아오면서 어려움을 많이 겪어 보았던 사람들이거나 주변에 그런 분들이 계시다는 점이다. 그래서 그들은 가진 것이 적어도 어느 누구보다도 예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면서 살아가시는 넉넉한 ‘마음의 부자들’이시다. 

자신보다 어려운 사람에게 양보하는 사람은 노을 같은 사람들이다. 노을은 자신은 저물어가면서도 서녘 하늘을 온통 오렌지빛으로 물들이면서 세상을 아름답게 꾸민다. 우리들의 삶도 헌신과 봉사를 통해서 노을처럼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시기를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