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은 모두의 것이다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4-07-03 04:38 조회수 : 75
자연은 모두의 것이다
장마라서 하루종일 비가 내린다. 비가 오는 날이면 본당에 오기 전에 지냈던 연천이 생각이 자주 난다. 비가 오는 산골의 풍경은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들은 절대로 그 감성을 알 수가 없다. 비가 적절하게 내리는 날이면 우산 하나를 들고 연천 여기저기를 걸었다. 연천은 차량이 별로 다니지 않아서 맑은 날이든 비오는 날이든 걷기에는 최고의 장소였다.
그러던 어느 날 한탄강 주변을 걷고 있는데 눈에 확 들어오는 광경이 있었다. 캠핑을 하고 나서 강 주변에 머물렀던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더미였다. 한탄강은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세계지질공원'이라서 캠핑을 하는 것은 불법이다.
하지만 방송국 여기저기에서 한탕강을 소개를 한 뒤로는 도무지 감당이 안 될 정도로 캠핑카가 몰려왔다. 그리고 사람들은 자연을 즐기기 보다는 음식과 고기를 구워먹고 술을 마시면서 놀다간다. 금요일 오후부터 주일 오후까지는 캠핑족들 때문에 강주변과 경치가 좋다는 곳은 오히려 온통 난장판이다. 그리고 먹고 놀다가 생긴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고 가거나 보호받아야 하는 강 주변이 몰지각한 사람들이 장작을 태워서 돌들이 새까맣게 변하고 자연들은 수난을 당하고 있다.
그래서 주변학교 교장선생님과 시간을 내서 쓰레기도 줍고 불법으로 캠핑을 하는 사람들에게 주의도 주곤했다. 자연은 하나 뿐이고 한 번 손상이 되면 복구가 불가능하거나 설령 복구가 된다고 해도 어마어마한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기 마련이다. 우리가 자연을 보호하고 지켜야하는 것은 우리의 후손들도 함께 즐기고 소유해야 하는 공동의 자산이기 때문이다.
자연이 아름다운 것은 그것이 하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공산품들은 같은 것을 만들 수 있지만 자연은 그렇지 못하다. 지금도 유럽은 사상최고의 더위 때문에 여러 사람들이 고통을 받고 적응을 못하는 사람들은 죽기도 한다고 한다. 영국은 에어컨이 없는 가구가 95%가 되는데 구입을 고려하겠다는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에어컨 사용의 증가로 인해서 전력 사용이 급격히 늘거고 그 전력을 채우기 위해서 화석연료를 태우고 그게 또 온난화를 가져와서 온도를 올리고 그러면 또 에어컨 사용이 증가 할 것이고 결국은 악순환의 연속이 될 것이다.
장자의 말씀 중에 ‘바르고 지혜롭게 살아가려면 한 발자국 앞에서 멈추는게 옳다’는 말이 있다. 인생을 올바로 살려면 욕심을 다 채우려 하지 말고 약간 모자라고 아쉬운듯한 상태에서 멈추고 살아가라는 말이다. 한 발자국 앞에서 멈추기가 너무 어려워 딱 한 발자국을 더 내디딤으로써 후회하는 상황을 만드는게 우리들의 모습이다. 자연 안에서 행복해지고 싶으면 다음 주인이 될 후손들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생각하면서 행동했으면 한다. 자연은 우리가 아껴줄 때 더욱 빛이 나고 기쁨을 제공해 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