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의 첫 장난감은 저금통이다
미국인구의 2퍼센트인 유대인들이 차지하고 있는 소득규모는 미국 GDP의 15퍼센트이다. 그리고 미국 최상위 부자 중에는 40퍼센트가 유대인이다. 기업의 설립자이거나 CEO로 근무하는 사람은 27.5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다. 500대 기업의 중간 간부는 한국인이 0.3퍼센트인 반면에 유대인은 41.5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유대인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 그들의 소득과 재산, 그리고 ‘경제 관념’을 빼놓을 수 없다. 유대인들이 교육에서 가장 우선시하는 것은 성서와 탈무드지만 읽기, 쓰기, 계산도 결코 소홀히 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들의 숫자 개념은 그들의 경제적 마인드와 직접적으로 연결이 되어 있다.
유대인 가정은 모두가 부자라고 생각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유대인 중에는 살림이 넉넉하지 않는 가정도 많다. 미국 사회에서 부자가 된 적지 않은 유대인들도 그 출발은 대부분은 가난했다. 세계적인 투자자 조지 소로스는 헝거리에서 미국으로 이민했고, 인텔 회장인 앤드루 그로브도 맨몸으로 이주해온 사람이다. 로스차일드는 일찍 부모를 여읜 뒤 무일푼으로 미국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유대인의 놀라운 상술은 끊임없는 박해와 이주의 불리함을 딛고 교육을 통해서 기회를 포착하는 뛰어난 감각을 얻게된 것이다.
유대인 가정은 생후 8개월이 지나면 걸음마도 떼기 전에 아이에게 동전을 쥐여주고는 아침 저녁 식사 전에 저금통에 넣게 한다. 5세 전후가 되면 돈에 대한 개념이 생기기 시작하는데 이때부터 아이에게 본격적으로 용돈을 준다. 그런데 이는 소비용이 아니라 저축용으로 대부분 저금통에 넣는다. 어린 자녀에게 돈의 가치와 저축의 즐거움을 자연스럽게 알게 하는 것이다. 또한 현대의 유대인들은 어린 자녀에게 장난감보다는 주식통장을 만들어 준다. 주식의 운영도 전적으로 아이에게 맡기는 편이다. 부모는 단지 조언만 해주고 결과만 지켜볼 뿐이다.
유대인의 경제적인 독립이 빠른 이유는 성인식과도 관련이 있다. 성인식은 남자는 13세, 여자는 12세에 치르는데, 성인식에 참석한 친적이나 친지들은 성인식을 치르는 아이에게 축하금을 주는 전통이 있는데, 보통 300달러 정도를 준다. 축하객이 200명만 되도 6만 달러나 되는데 이는 전부 자녀의 몫이다. 부모는 이 돈을 바탕으로 주식이나 채권을 통해서 본격적인 경제교육을 한다. 자녀가 20대 중반에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 생활을 시작할 무렵이 되면 돈은 2배 이상으로 불어나있다. 일단 졸업하면 돈 벌 궁리부터 하는 한국 청년들과는 출발부터가 다르다.
이렇듯 유대인의 경제관념이 발달하게 된 데는 대략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유대인은 어릴 때부터 일상 속에 숫자를 정확하게 사용하고 있다. 요즘처럼 날씨가 더우면 우리는 “오늘은 날씨가 덥군요”라고 표현하지만 유대인들은 숫자를 인용해서 더 구체적으로 표현한다. “오늘은 섭씨 36도입니다. 어제보다 2도나 더 올랐네요.”라고 말한다. 그들은 오래전부터 일상적으로 숫자에 익숙해지고 친밀했기에 계산이 정확하고 돈벌이의 기회를 잘 포착하게 된 것이다.
둘째, 유대인은 모든 계약을 신과의 약속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유대인은 자신이 계약한 일에 대해서는 어떤 일이 있어도 반드시 이행하려고 노력한다. 유대인을 계약의 백성이라고 부르는 까닭도 여기에 있는데, 반드시 계약을 충실하게 이행하는 신용이 유대인 상술의 핵심이다.
셋째, 유대인은 현금에 매우 철저하다. 유대인은 상거래를 하는 상대방은 물론 상담 시간까지도 현금으로 평가한다. 그들은 오랫동안 토지나 건물을 법적으로 소유할 수 없었기 때문에 불확실한 미래에 내 생명이나 생활을 보장해 주는 것은 현금밖에 없다는 특유의 관념이 깔려 있다. 그들은 현금을 바탕으로 지금의 금융계를 장악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