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도 명랑하게 삽시다
요즘 경기가 안 좋고 전반적인 분위기가 팍팍해서 그런지 사람들이 표정이 대체로 어둡다. 그런 점에서는 나도 자유롭지 못해서 신자들이 가끔 내게, “신부님! 아프거나 안 좋은 일이 있나요?” 하고 물어오곤 한다.
생각해 보면 사람들은 아주 사소한 일에도 예민할 때가 있다. 가령 상대방이 약속 장소에 늦게 나타날 때, 교통 체증이 심해서 운전하는게 불편할 때, 누군가가 자신을 오해했을 때, 병원에서 진료를 받기 위해서 한참을 대기할 때, 맛있는 음식을 기대했는데 부주의로 태웠을 때 기분이 상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사람들은 무슨 일이든지 너무나 심각해지면 삶의 여유를 잃는다. 그렇게 되는 근본적인 원인은 세상의 일이라는 것이 나의 기대와 다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아서 시작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람들은 삶이 자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흘러가기를 바라지만, 세상일은 절대로 내가 원하는 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 미국의 대통령을 역임한 벤저민 프랭클린은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미래에 대한 제한된 전망과 희망, 혹은 두려움이 우리 삶의 척도가 된다. 그리고 어떤 상황이 우리의 생각과 일치하지 않을 경우, 그것은 어려움으로 뒤바뀐다.”
우리는 어떤 일이, 사람이, 혹은 사건이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살아간다. 그리고 그렇게 되지 않을 때면 다툼이 일어난다. 이러한 심각한 상황을 벗어나려면 첫 번째 단계는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삶에 대해 좀 더 의연해질 필요가 있다. 그리고 지금의 긴장 상태가 주로 자기 자신에 의해 만들어진 것을 주지해야 한다.
다음 단계는 기대와 좌절 사이에 존재하는 중간 지점을 이해하는 것이다. 무슨 일이든 자신이 원하는 특정한 방식으로 이루어지기를 고집하는 사람은 뜻대로 안되면 자신을 스스로 괴롭히고 화를 낸다. 그러나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이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뭔가에 집착하는 행동은 대부분 불행한 결과로 이어진다. 그러니, 그냥 삶을 그 모습 그대로 내버려 두는 것이야말로 명랑해지는 지름길이다.
오늘 하루쯤 전혀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고 그냥 흘려보내는 것은 어떨까? 사람들이 친근하게 대해 주기를 기대하지 않으면 더 이상 상심하거나 신경쓰지 않게 된다. 그리고 만약 사람들이 친절한 미소를 보내고 다정하게 말을 걸기라도 하면, 의외로 기분이 더욱 좋아질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아무런 문제 없이 하루가 무사하게 지나가기를 바라지 않았으면 한다. 실제로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는 이 또한 살아가면서 극복해야 일이라고 생각해 보자. 결코 쉬운 일이 아니란 걸 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하루하루가 쌓여 나가면, 결국에는 우리의 인생 전체가 멋지게 채워진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인생에 맞서 싸우는 대신 그것과 함께 춤을 추게 될 것이다. 결국 자기 얼굴이 밝아지게 되면, 인생 또한 훨씬 즐거워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