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자녀가 원하는 것을 아시나요?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4-07-13 04:42 조회수 : 78
자녀가 원하는 것을 아시나요?


부모들이 어린 자녀를 도와준다고 하는 일들이 오히려 자녀에게 상처를 주는 경우가 자주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를 꼽으라면 잘못된 조기학습이라고 말하고 싶다. 자녀가 남들보다 공부를 잘했으면 하는 마음을 갖고 있기에, 교육을 중시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잘못된 방법을 실행하는 경우가 많다. 그 첫 출발은 조기학습과 조기교육을 혼동에서 시작된다. 조기교육은 아이의 발달단계에 맞추어 아이가 필요로 하는 것을 채워주는 교육이다. 반대로 조기학습은 이른 시기에 한글, 영어, 숫자 등 인지적인 것을 학습시키는 것을 말한다. 


조기교육은 아이의 뇌 발달에 따라 뇌가 원하는 자극과 환경을 마련해 줄 수 있지만, 조기학습은 뇌 발달과는 상관없이 부모의 욕심에 의해서 문자와 숫자를 가르치는 행위이다. 아이의 뇌는 발달과정이 있기 마련인데, 무엇이든 집어넣는 대로 저장되는 무한대의 창고 정도로 생각하는 부모들이 발달단계를 무시한 채 아이에게 ‘가나다’와 ‘ABC’를 외우게 한다. 심지어 아이를 낳자마자 눈길이 가는 곳마다 한글과 알파벳과 숫자 포스터를 붙여놓는 부모도 있다고 하니 개탄스럽다. 어린 자녀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니라 눈을 한 더 마주치는 것과 한 번 더 안아주는 것이 그리고 아이와 함께 놀아주는 것을 훨씬 더 바란다. 그것이 아이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방법이다.


아이의 뇌를 발달시키고 말을 잘하게 하고 싶다면 자주 말을 걸어주거나 아이가 좋아하는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특히 생후 6개월 까지는 뇌세포의 연결망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시기이므로 말을 많이 걸어줄수록 아이의 머릿속에 다양한 언어 회로가 생기고 뇌가 고르게 발달한다고 한다. 조기학습을 아이가 싫어하고 관심을 보이지 않는 이유는 아이가 받아들일 능력이 안되기 때문에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다. 그런데도 그것을 무시하고 계속 강요하면 아이는 마음의 병이 깊어지고 그런것들이 쌓이면 소아정신과를 찾아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소아스트레스는 불안, 두려움, 공포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성장을 해도 여러 정신장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것을 치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부모가 애정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아이가 느끼게 하는 것이다. 눈을 맞추고 안아주고 함께 하는 시간을 많이 보내면서 놀아주면 된. 그리고 다시 한 번 더 강조하지만, 절대로 아이의 뇌를 부정적으로 자극하는 학습을 시켜서는 안된다. 아이들은 어린 나이일수록 노는 것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학습해야 한다. 도저히 받아들일 준비가 안돼 있는데 강제로 학습을 시키는 것은 학대라고 표현해도 부족함이 없다. 좋은 부모가 되고 싶다면 어린아이는 노는 것이 나이대에 있는 유일한 능력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