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고버섯의 교훈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3-03-20 06:38 조회수 : 77
표고버섯의 교훈
사업에 실패를 해서 살고자 하는 의욕이 없었던 사람이 죽으려고 산행을 하다가 한 노인을 만났다. 나이가 제법있어 보이고 풍기는 인상이 결코 펑범한 삶을 살았던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다. 산에서 막걸리를 한 잔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산에서 자연산 버섯들을 채취하는 일이 제법 괜찮다는 이야기를 듣고 따라나섰다.
산을 취미삼아 다닐 때 보이지 않던 약초와 버섯들이 보였다. 어느 날 표고버섯을 잔뜩 채취해서 그것을 고르게 펼쳐놓고 햇볕에 말렸다. 말린 버섯을 주머니에 담으려고 할 때 노인이 다가와 말을 했다. “한 주머니에 담지 말고, 잘 묶어서 여러 주머니에 나눠 담아놓으라고 했다.” 레오씨는 주머니에 나누어 보관하는게 귀찮기도 하고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했지만 시키는대로 표고버섯을 여러 주머니에 나누어 담아 놓았다.
얼마 지난 후, 표고버섯이 생각나서 식사준비를 하면서 버섯볶음으로 했다. 자연의 향이 물씬 풍기는 버섯이 입맛을 돋우었다. 먹는 사람마다 모두 버섯 음식 솜씨를 칭찬하였다. 첫 번째 주머니에 담긴 버섯을 이렇게 깨끗하게 먹고 난 후 며칠 뒤에 두 번째 주머니에서 버섯을 꺼내서 요리를 하려했다. 그런데 두 번째 주머니에 담겨져 있는 버섯의 상태가 이상했다. 표고버섯에 벌레가 생겨 먹을 수가 없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노인이 살며시 웃으면서 말했다. “주머니 여러 개에 버섯을 보관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만약 한 주머니에 담아놓았으면 벌레가 생겨서 모든 버섯을 못 먹었지도 모릅니다.”
다행이 두 번째 주머니 이외에 다른 버섯들을 상태가 좋아서 먹을 수 있었다. 그러면서 노인은 첨언했다. 주머니를 잘 묶어놓아야 하는 이유는 벌레가 버섯에 들어가서 모두 상하게도 하지만 버섯 안에서도 벌레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확실하게 묶어 두어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고 보니 벌레는 표고버섯 속에서 자체로 생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들의 인생을 돌아보았을 때 실패의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원인을 여러 가지로 분석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외부에서 이유를 찾으려 하는 경향이 많이 있다. 문제는 정작 나를 비롯한 내부에서 발생될 확률이 훨씬 더 많이 있다. 우리는 좌절과 실패를 겪을 때, 언제나 불만과 원망만 일삼는다. 그러면서 근본적인 이유가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곤 한다. 마음속에서 점점 자신을 갉아먹는 ‘벌레’를 키우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