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재화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3-06-12 06:15 조회수 : 46
세상의 재화
나는 개인적으로는 미국이라는 나라와 문화에 별다른 관심이 없다. 세상을 주도해나가는 강력한 힘을 갖고 있는 나라이지만 그에 걸맞는 행동을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 가지 부러운 문화는 있다. 다름 아닌 기부문화가 바로 그것이다. 재물을 많은 모은 사람들은 재산을 자식들에게 보다는 사회에 환원하는 경우가 많다. 빌 게이츠와 저크버그, 웨렌 버핏이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전부 무일푼에서 시작해서 큰 재산을 모은 사람들인데 어렵게 모은 것을 기꺼이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하거나 이미 실현했다.
척박한 우리나라의 기부문화에 대한 반성이 있었으면 한다.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고 편법으로 재산을 물려주려는 우리나라의 부자들이 자신이 모은 재산을 사회에 일정부분을 환원하여 가난한 이들을 비롯하여 보다 많은 이들이 혜택을 입도록 하는 것이 공동선을 실천하는 것이라는 점을 깨우쳤으면 한다.
가톨릭에서는 ‘공동선’을 자기 신앙의 완성을 이루는데 기본적인 조건이라고 정의 하고 있다. 공동선의 가장 큰 숙제는 세상의 재화를 모든 이들이 어떻게 공정하게 나누어질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창세기에 의하면 하느님께서 “땅과 인간을 창조하시고, 인간에게 땅을 주시어 자신의 노동으로 땅을 지배하고 그 열매를 따먹도록” 하셨다. 즉 하느님께서는 온 인류에게 차별 없이 땅과 그 소출을 주시어 모두가 생명을 유지하도록 섭리하신 것이다. 이를 ‘재화의 보편적 목적’ 이라고 부른다. 재화의 기원은 하느님께 있으며, 모든 사람들이 재화의 혜택을 공평하게 누리도록 하느님께서 정하셨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모두 공평하게 재화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우선 노동 활동 등 자신의 노력 정도와 주어진 환경에 따라서 재화의 개인적인 소유 정도가 달라진다. 교회에서는 개인이 재화를 획득하고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사유재산권을 기본적인 권리임을 인정한다. 그러나 동시에 교회는 사유재산권이 절대적인 것이 아님을 또한 강조하고 있다. 재화의 보편적 목적 원리에 사유재산권이 종속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느님의 뜻에 따라 재화는 공익을 위해 사용되어 한다. 하느님의 자녀인 우리는 재화를 소유할 권리가 있음과 동시에 그 재화를 공동선을 위해서 사용해야 할 의무도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