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가 기적을 낳는다
어제는 이탈리아에서 사랑을 받고 있는 성인 중에 한분이신 ‘오상의 비오’라고 불리우는 피에트렐치나의 비오 성인이 사목하셨던 산조바니 로똔또를 순례하였다. 많은 분들이 성지순례를 오셔서 기도를 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성인으로 시성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준비가 필요하다. 특히 그 과정 안에서 ‘악마의 변호인’이라고 불리우는 사제에 의해서 많은 공격을 받게 된다. 그런 과정은 완벽한 신앙인 만이 성인이 되어야 한다는 교회철학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 과정을 통과해야만 성인으로 인정받게 되는 것이다. 한 신앙인이 성인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한 교황청으로 부터의 승인이 나기까지는 그만큼 긴 시간 속에서 조사와 심사의 과정이 필수적으로 뒤따라야 한다.
어느 날, 죽음이 임박한 환자가 병원을 찾았다. 의사가 환자를 진찰해 보니 체내에 커다란 혹이 있어서그냥 방치하면 환자가 얼마 안가서 죽을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의사는 환자에게 수술할 것을 권해서 사흘 후에 날을 잡았다. 사실 환자의 병이 위중해서 수술을 한다고 해도 생존을 보장받을 수 없었다. 환자의 언니는 동생이 수술 중에 목숨을 잃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에 본당 신부님을 찾아가서 자신의 동생을 위해서 기도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을 드렸다.
“신부님, 제 동생을 살려 주십시오. 제 동생이 죽는다는 것은 곧 제 자신이 죽는다는 것과 같다. 제 동생이 살아날 수 있는 길은 오직 신부님의 힘에 달려 있습니다. 수술을 떠맡은 의사의 힘도 아닌 것 같습니다. 신부님의 기도만이 동생을 살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신부님, 신부님, 제발 기도를 해주십시오. 제동생을 살려 주십시오.”하고 무릎을 꿇고 청원했다. 본당신부는 무거운 마음으로 그 자매의 어깨를 어루만지고는 기도해 줄 것을 약속했다.
그렇게 약속은 했지만 막상 본당신부는 부담을 느꼈다. 본당신부는 비오 신부님의 시신이 모셔져 있는 로똔또성당으로 갔다. 늘 비오 신부님을 존경하고 그의 신앙을 깊이 신망해 온 본당신부는 성전 안에 안치된 비오 신부님 앞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했다. 착한 주님의 자녀를 살려 달라고 간곡히 기도했다. 그렇게 이틀 동안 성당에 머물면서 비오 신부님을 통해서 하느님에게 빌었다. 스스로의 이름으로 바치는 기도보다는 비오 신부님을 거쳐서 하는 기도가 주님의 은혜를 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던 것이다. 그만큼 본당 신부는 비오 신부님을 공경했다.
그 시간에 병원에서는 소동이 벌어졌다. 수술 당일, 수술을 하려고 마지막 검진을 하던 의사가 환자의 몸에서 혹이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 이것은 현대 과학으로 해명할 수 없는 완전한 기적이었다. 기도가 기적을 낳은 것이다. 본당신부는 이 사실을 교구청에 알렸다. 교황청은 이 사건 면밀히 조사했고 기적으로 공식적으로 선포했다. 이 ‘기도의 기적’은 비오 신부님이 성인으로 인정받는데 큰 역할을 했음은 말할 나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