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의 삶
마태오 복음 21,28-32절에 두 아들 이야기가 나온다. 어떤 사람에게 두 아들이 있었는데, 아들들에게 아버지는 포도밭에 가서 일을 하라고 말씀하신다. 맏아들은 싫다고 대답하지만 나중에 생각을 바꾸어서 일을 하러 간다. 작은 아들의 대답은 일하러 가겠다고 하지만 일하러 나가지 않았다.
예수님의 두 아들에 대한 비유 말씀이 흥미로운 대목은 그들의 말과 행동에서 벌어지는 역전 현상 때문이다. 두 아들은 최초에 자신이 갖고 있던 마음을 바꿈으로써, 아버지에게 대답한 말과는 정반대로 행동한다. 맏아들은 처음에는 아버지의 말씀을 거절했으나, 이내 생각을 바꾸어 일을 하러 나간다. 아버지의 입장에서 보면 맏아들은 몹쓸 아들에게 좋은 아들로 바뀐 것이다. 반대로 작은 아들은 시원하게 대답을 해서 아버지 마음을 흡족하게 했지만, 어쩐 일인지 마음을 바꾸어 일하러 가지 않는다. 작은 아들이 말 잘 듣는 착한 아들에서 제멋대로 행동하는 괘씸한 아들로 바뀌는 순간이다.
생각과 마음이 바뀜으로 일어난 행동의 역전은 그들의 인생에 놀라운 결과를 가져온다는 비유이다. 살면서 처음에는 하느님의 부르심을 거절했지만 마음을 바꾸어 하느님이 원하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은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간다. 뉘우친 사람들이다.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완전히 바꾼 사람들이다. 성경 안에서 대표적인 사람들이 세리와 창녀들이다. 처음에는 하느님의 뜻보다는 자신의 뜻대로만 살았지만, 진심으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회개한다. 그들은 이제 지상에서 하느님의 선택된 백성인 교회를 상징하는 포도밭의 일꾼이 된 것이다. 생각을 바꾸고, 마음을 바꾸고, 삶의 길을 바꾸어서 하느님의 자녀가 된 것이다.
맏아들의 경우가 행복한 인생 역전이라면, 작은아들의 경우가 잘못된 판단으로 불행을 가져오는 예시이다. 포도밭에서 일을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그 약속을 파기하고 일을 나가지 않은 사람들은 결코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 이에 해당되는 사람들은 예수님 앞에서 비유를 듣고 있던 수석 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이다. 하느님의 말씀을 너무나 잘 알고 있고, 백성들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가르치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지만, 그들 스스로는 실천하지 못한 사람들이다. 자신이 말하고 약속한 것을 행동으로 지키지 못하고, 변덕을 부린 사람들이다. 삶의 올바른 방향을 알고 있지만, 행동이 뒷받침이 되지 않은 삶을 살았던 사람들이다.
복음에서 두 아들의 비유의 말씀은 어떤 이유로 그들이 생각과 마음을 바꾸었는지를 설명해 주고 있지는 않지만, 유추하는데는 그리 어렵지 않다. 인생의 길을 걸어가면서, 누구에게나 말과 행동의 수시로 바뀌고, 그 바뀜에 따라 삶이 변화가 될 수 있다. 두 아들의 비유는 그런 소중한 가르침을 주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진심으로 고민해봐야 한다. 나는 큰아들일까? 작은 아들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