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능한 지도자
전에 근무하던 본당에서 한 형제님이 찾아오셨는데 당신의 고민의 이야기 하셨다. 그는 최근에 본당의 작은 단체장이 되셨는데 코로나로 인해서 단체가 활성화되지 못해서, 나름대로 계획도 세우고 사람들의 마음가짐을 바꾸어서 활성화 시키려고 나름 노력하고 계셨다. 그런데 단체원들은 오히려 그를 피하고 전임자와 술자리를 더 많이 갖는다고 하시면서 속상해하셨다. 어디서부터 해결점을 찾아야 할지 몰라 답답해하셨다.
단체장으로써 형제님의 자세와 의욕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판단되었지만 한 가지 간과한 점이 있었다. 어떤 일을 하고자 할 때는 반드시 함께 하는 구성원들의 마음부터 사로잡아야 한다. 이런 친밀감이 먼저 형성되지 않고는 어떤 일도 진척되지 않으며, 설령 진행되어도 결과가 좋지 않을 확률이 매우 높다.
그렇다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리더는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은 줄이고, 상대방이 하고 싶어 하는 말은 들어주는 것이다. 어떤 자리에서건 말의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있다. 다른 사람들이 자기 말에 감동한다고 착각하는데 속으로는 다들 빈정거린다. 그런 상황 속에서 이야기를 듣는 상대방은 기분이 나쁠 수밖에 없다. 사람은 누구나 할 것 없이 상대방으로부터 존중받았다는 느낌을 받을 때라야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내기 마련이다.
문제는 그 형제님은 의욕이 지나치게 앞서 자신의 감정과 생각만 중요하게 여기고, 다른 사람들의 감정과 생각에는 관심이 없었으니 사람들이 그를 리더로 생각지 않고 오히려 전임자를 찾는 게 아닐까 하는 판단이 들었다. 그래서 리더라면 입을 닫고 귀를 여는 삶을 살도록 애써야 한다고 조언을 해주었다.
그리고 한 가지를 첨언한다면 전임자를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아야 한다. 전임자를 비난한다고 내 자신의 입지가 오르지 않는다. 때로는 그런 행동 때문에 내 스스로에게 족쇄를 채우는 경우가 많다. 요즘 정치권을 보면 그런 일들이 반복되고 있다. 정권이 바뀌면 전 정권이 해놓은 일을 모두 잘못된 것이기에 쑥대밭으로 만들고 자신의 국정만이 최고의 방법이라 생각하는 바보 같은 정치인들이 의외로 많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대다수의 국민은 속 좁은 리더보다는 포용력 있는 리더를 원한다. 자신만이 옳다고 생각하는 리더들은 분열만 조장할 뿐이다. 신앙공동체에서도 전임자를 비난할 게 아니라 그를 칭찬하고 넓은 마음을 보일 때 사람들이 모여들기 마련이다.
진정한 리더라면 자신이 모든 문제의 해결사가 되겠다는 착각을 해서는 안 된다. 자신만이 진정한 해결사라고 착각한다면 주변으로부터 진정한 조언을 들을 수 없고 그로 인해서 자신은 완전한 사람이고 타인들은 개혁의 대상으로 여기는 이분법적 사고 구조가 정착될 수 있다. 이런 생각을 하는 한 누구도 곁에 오려고 하지 않는다.
문제없는 사람은 없다. 정말로 능력이 있는 지도자들은 현명한 생각과 행동을 한다. 다른 사람의 문제를 파헤치고 고치려 하지말고 우선은 자신의 문제를 우선 해결하려고 열중해야 한다. 그리고 명심해야 할 것은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망나니처럼 앞장서서 칼을 든다면 반드시 되돌아오고 그런 행동이 아무리 정의로운 일이라도 옆에 사람이 남아 있지 않게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더 깨우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