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주님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3-08-25 21:06 조회수 : 144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주님 

 

보좌신부로 근무하던 때이니 20년도 훨씬   일이다어린이 미사가 끝나고 마당에 있을  꼬마가 느닷없이 나에게 말했다.

신부님저도 작은 성체 말고 신부님이 먹는  성체를 주세요!”

그러자 옆에 있던 친구가 타이르듯 말했다. “ 임마 거나 작은 거나  같은 거야 똑같은 예수님이야그냥 받아먹어!” 

지금 생각해도  부러지는 대답이다아마도  성체를 달라고  아이는 작은 성체보다  많은은총을 받을  있다고 생각했던  같았다가끔 성체성사를 생각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떠오르는좋은 기억 중에 하나이다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군중들에게 말씀하셨다. “ 살을 먹고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고나도 마지막 날에 그를 다시 살릴 것이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가르침은 예나 지금이나 이해하기가 상당히 어렵다일부 제자들과 군중들은 전혀 알아들을  없다며 불평을 터뜨린다결국 많은 이들이 예수님 곁을 떠나는 원인이 된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가지 의문이 든다예수님께서 자상하게 설명해주셨는데 군중들과 제자들은 말씀을 알아듣지 못했을까아마도 예수님의 말씀을 글자 그대로 이해했기 때문이 아닐까하는 합리적인 추측을 해보게 된다그러니 도저히 이해할  없었을 것이다

 

예수님의  말씀들은 최후의 만찬  비로소 밝혀지게 된다예수님은 당신이 죄인들의 손에 넘어가기 전날 빵과 포도주를 들고 기도하시고 축성하신 다음에 나누어 주셨다그리고  빵과 포도주가 당신의 살과 피라고 분명히 말씀하셨다또한 제자들에게  예식을 행할 때마다 당신을 기억하라고 당부하셨던 것이다

 

그런데 성체성사의 가르침은 성령의 빛과 도우심 없이는 알아들을  없는 말씀이다우리는 미사를 봉헌할 때마다 사제가 축성하는 빵과 포도주를 그리스도의 몸과 피라고 믿음의 고백을 한다동시에 우리는 주님의 수난과 죽음부활을 기억한다우리 죄인들을 위해 몸소 죽으신 주님의 위대한사랑과 희생의 값으로 이루신 구원의 결실이 미사를 지내는 지금 우리 안에서 똑같이 이루어지고체험되고 있다

사랑한다는 것은  기억한다는 것이다시간 속에 떠밀려가듯 바쁘고 지친  속에서도 잊지 말아야  것은 분명히 존재한다하느님 안에서 나의 존재의 의미그리고 삶의 목적많은 은인들이 소중한 사랑을  기억해야 한다우리가 주님의 사랑을  기억하는 것이야말로 성체성사를 삶에서체험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