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있는 그 자리에서 행복을 찾아라
세 시간 전에 이태리에 도착해서 조금 전에 호텔에 들어왔다.오랜 비행시간으로 힘이 들지만 내일부터 새롭게 시작되는 성지순례에 대한 기대감이 생긴다. 여전히 붐비는 로마공항에서 짐을 찾아서 버스를 타고 오는 동안 이번 순례를 함께 동행하신 몇분께 힘이 들지 않았냐고 여쭈어 보았더니, 비행기에 오랬동안 있어서 힘은 들었지만 지금 행복하다고 말씀들을 하셨다.
그렇다 사람은 누구나 할 것 없이 행복한 삶을 살기를 원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들은 어떤 삶이 행복인지를 잘 알지도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사는 모습을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행복을 끝없이 뒤로 미루면서 살아간다는 느낌을 받는다. 물론 이는 의식적인 행동은 아니다. 하지만 어쨌든 사람들은 매순간, ‘언젠가는’ 행복해지리라 믿으며 힘겨운 오늘 하루를 극복해 나가고 있다.
사람들은 지금 자신의 문제만 해결되면 행복해질 거라고 믿고 있다. 지금 당장 지불해야 할 청구서가 해결되고, 지겹기만 한 학교를 졸업하고, 취직을 준비하는 젊은이들은 좋은 직장에 취직하거나열심히 일해서 일찍 승진하면 행복해질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결혼하고, 아이를 갖고, 또 다른일들이 해결되면 삶이 즐거워질 것이라고 자신에게 위로를 보낸다.
결혼하고 귀여운 아이가 태어나면 아이가 아프지 않고 잘 자라기를 바라면서 정성껏 아이를 돌본다. 어린 자녀에 대해 걱정하면서 아이들이 좀 더 크면 마음에 여유가 생길 것이라고 막연히 기대한다. 그러나 아이들이 좀 더 자란 후에는, 상전같이 다루기 힘든 10대가 된 자식의 앞날을 걱정하면서 편안할 날이 없다.
이렇게, 우리는 인생의 각 단계에서 지금 이 시기를 벗어나게 되면 틀림없이 행복해질 것이라 믿는다. 최선을 다한 후, 좋은 차를 사고, 멋진 휴가를 떠나고, 결국에는 은퇴했을 때 비로소 완전해지리라 기대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행복에 대한 기대는 끝없이 이어진다. 그리고 그러는 가운데 인생은 계속해서 흘러간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행복을 움켜잡기에 ‘지금’보다 더 나을 때는 없다. 지금이 아니라면 도대체 그때가 언제란 말인가? 지금 행복하지 않다면 진정한 행복은 영원히 만나지 못할 수도 있다.
어찌 됐든 인생은 나의 뜻과는 상관없이 항상 어려운 도전들이 넘쳐나기 마련이다. 이 점을 받아들이고 어떤 상황에서도 행복해지기로 ‘결심’하는 것이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첫걸음이다. 그리고 그것이 최선의 방법이기도 하다. 행복해지기를 간절히 원했던 어느 성인의 말씀이 생각이 났다.
“오랫동안 나는 진정한 행복을 추구해왔다. 하지만 내게는 언제나 진정한 인생이 막 시작되려는것처럼 보였다. 항상 먼저 해결해야 하는 장애나 끝내지 못한 일, 노력해야 할 시간, 갚아야 할 빚이내 앞에 버티고 있었다. 그렇게 인생은 시작되었고, 마침내 나는 이러한 장애가 바로 행복한 삶으로가는 인생의 이정표라는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그분의 인식은 행복에 이르는 길이 따로 있지 않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깨닫게 해주었다. 결국, 행복은멀리 있지 않고 우리가 지금 가고 있는 길 안에서 찾아야 하는 것이다. 나도 이번 성지순례를 통해서 주님이 주시고 계시는 행복을 다시 한번 찾아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