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중미사
우리가 흔히 지칭하는 미사라는 말은 라틴어의 ‘Missa’를 한자로 음역한 데서 유래한다. 라틴어 미사(Missa)는 ‘보내다’, ‘파견하다’의 뜻을 가진 동사 미테레(Mittere)에서 파생된 말이다. 즉 신자들이 미사에 참여하여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영성체를 통해서 그리스도와 하나 된 그 기쁨을 나 홀로 간직하는 것이 아니라, 그 구원의 기쁜 소식을 이제 세상 모든 사람에게 전하기 위해 파견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를 사도 바오로는 로마인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들의 발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로마 10,15)
원래 초대 그리스도교 공동체에서는 미사를 거룩한 잔치인 식사 형태를 지칭하는 의미에서 ‘빵의 나눔’ 혹은 사랑의 잔치이면서 조건없는 사랑을 의미하는 ‘아가페(Agape)라고 했다. 그러던 것이 2-3세기에 와서는 미사를 감사의 의미에 비중을 두면서 에우카리스타(Eucharistia: 감사를 드린다)로 지칭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미사 중에 교중미사는 어떤 미사이며 의미는 무엇인가? 교중미사란 본당 사목자가 매 주일 미사 중에서 신자가 가장 많이 참석하는 미사에 개별적인 미사지향 없이 모든 신자들을 위해 의무적으로 바치는 미사를 말한다. 그래서 개인적인 생미사, 연미사는 교중미사에서는 할 수가 없기 때문에 교중미사가 아닌 다른 미사에 신청해야 한다. 이렇게 교중미사는 개별적인 지향이 아닌 교회 공동체에 지향을 둔 미사이기에 다른 미사보다는 조금 더 거룩하고 성대하게 거행된다. 그래서 보통은 성가대와 함께 창미사로 봉헌한다.
교중미사는 모든 교우를 주님께 봉헌하는 사제의 감사와 기쁨을 엿보는 때이며 본당사목자의 사랑을 얻는 미사이다. 본당사목자가 ‘본당의 모든 교우들’을 주님께 봉헌하는 미사이기에 가장 아름다운 사랑의 교류를 확인하는 시간이다. 본당 신부님의 정성과 사랑이 흠뻑 담긴 미사라고 할 수 있다.
주님의 뜻으로 한 공동체를 이룬 본당 가족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 같은 빵을 쪼개어 함께 나누며 한 공동체임을 확인하는 은총의 시간이다. 이러한 사랑(아가페)과 감사(에우카리스타)의 거룩한 잔치인 교중미사에 사제인 나와 우리 신자들은 얼마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랑과 정성을 다해 준비하고 참여하는지를 되돌아 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