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먼저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해보자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3-10-01 23:43 조회수 : 71

먼저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해보자 


주일은 바쁘게 보내고 나서 성지순례 기간을 사진을 보면서 돌아보았다. 내가 외국인을 만나는 일의 대부분은 해외 성지순례를 통해서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낯선 사람과 거의 눈을 마주치는 일이 없다. 혹시라도 눈이 마주치면 좋은 일보다는 불미스러운 일들이 많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런데 서양인들은 완전히 다르다. 그들은 상대방의 국적이나 나이, 성별을 가리지 않고 눈이 마주치면 그들의 입에서는 자연스럽게 “굿모닝”이라는 말이 그냥 튀어나온다. 그런데 우리들은 어떤가? 대부분은 우물쭈물하다가 타이밍을 놓치기 십상이다. 이런 우리들의 모습이 그들의 눈에는 어떻게 비춰질까?  아마도 십중팔구는 화가난 사람처럼 보여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도대체 무엇이 낯선 사람들에게 마음을 여는 것을 가로막는 것일까? 사실 이 질문들에 명확하게 대답은 어렵다. 하지만 낯선 사람을 대하는 문화가 우리에게는 미숙한 것은 분명하다. 지금은 예전과 다르게 외국인들을 상대하는 기회가 많아서 그런지 그들을 대하는 태도가 많이 달라지기는 했다고 생각된다. 

정작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아직도 시선을 외면하고 머리를 숙이고 얼굴을 찌푸린 채, 사람들의 시선으로부터 멀리 떨어져서 걷는 것이 개선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런 사람의 마음속이 평화와 기쁨으로 가득한 경우는 극히 드물다. 나는 외향적인 성격이 내성적인 성격보다 훨씬 좋다거나, 다른 사람들의 하루를 즐겁게 해주기 위해서 친한척 하라는 말은 더더욱 아니다. 그보다는 만약 낯선 사람을 대할 때 자신과 그렇게 크게 다를 바 없는 비슷한 사람으로 생각하고, 그 사람을 존중하는 마음과 친절이 담긴 태도로 부드러운 미소와 따뜻한 눈길을 보낼 경우, 우리의 내부에서 어떤 멋진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내국인이든 외국인이든 별반 다르지 않다. 가족이 있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며, 여러 가지 문제로 골치를 앓거나 걱정거리를 안고 살아간다.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 분명하고, 때로는 감당할 수 없는 감정에 휩싸인다. 이런 상황은 인간간계 안에서 별로 중요하지 않다. 당신이 먼저 손을 내밀고 다가서라. 그러면 그들도 당신을 인정할 것이며 그들 또한 정말로 좋은사람들이며, 인생에 감사하며 살아가는 선량한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어찌 됐든 사람들을 만나고 그 안에서 선한 마음을 발견하는 것은 커다란 행복을 맛볼 수 있는 일이다. 오늘 하루는 사람을 만날 때마다 눈을 들여다보며 “안녕하세요”라고 말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