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비판하고 싶은 충동을 자제해라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3-10-27 05:28 조회수 : 87

비판하고 싶은 충동을 자제하라 


우리는 어떤 사람의 말과 행동에 대해서 자신의 견해를 밝히거나 비판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 하지만 그러한 행동이 지나치면 자신과 비판을 받는 당사자에게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그런 행위를 지속적으로 반복하게 된다면 그 원인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단지 남들을 비판하고 싶어 입이 근질거리거나, 우리 자신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기에는 어딘가 부족해 보인다. 


어느 날 어떤 모임에 갔는데 그곳에서 사람들이 서로를, 또는 다른 사람들을 비방하는 소리를 끝임없이 쏟아 냈다고 가정을 해보자. 그 모임에 참석했던 사람들이 각자 집에 돌아간 후 자신들이 행했던 모든 말과 비판들이 얼마나 소용이 있었는지를 돌이켜 본다면 어떤 결론을 내리게 될까? 아마도 상식적인 사람들이라면 아무 이득이 없다는 결론을 쉽게 내리게 될 것이다.

아무리 좋게 생각을 해보려고 해도 남을 비판하는 말과 행동은 상대방에게는 물론 나에게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비판으로는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할뿐더러 사람들 사이에 놓인 분노와 불신의 벽을 더욱 높아지게 만든다. 

이 세상에서 비판받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비판받는 사람들의 반응은 대개가 방어적으로 되거나 위축된다. 만약 자신이 누군가로부터 비판과 공격당하고 있다고 판단되면 두려움과 수치심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로 인해서 분노에 휩싸여서 격렬하게 상대방을 반격하거나 폭언하게 된다. 내가 누구를 비판하는데 비판받은 사람이 나에게 고맙다는 반응을 기대한다면  그것은 어불성설이다. 


비판은 욕설만큼이나 좋지 않은 습관이다. 비판하는게 익숙해지면, 우리의 일상은 온통 비판과 혹평으로 가득 차게 된다. 누군가에게 혹평을 가한 후 실제로 어떤 기분이 들었는지 기억을 자세히 떠올려 본다면, 마치 내 자신이 공격받은 사람인 양 약간 의기소침해지고 부끄러워지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내가 누군가를 비판하는 것은 결국 세상을 향해 “나도 세상 사람들로부터 비판받아 마땅합니다” 하고 소리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을 비판하는 행동은 자랑스럽지 않고 부끄럽기 짝이 없는 행동이다.


그래서 누군가를 비판하려는 마음이 생긴다면, 자신을 위해서라도 자제해야 한다. 자신이 습관적으로 자주 남을 비판하고 있다면 그것은 남에게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도 큰 상처를 주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