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자신을 스스로 자랑하지 마라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3-10-23 04:51 조회수 : 74

자신을 스스로 자랑하지 마라


겸손과 내적 평화는 깊은 상관 관계가 있어서 항상 공존한다고 생각한다. 경험적으로 볼 때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유능함을 증명하려는 욕망이 있다. 그런데 이런 욕망이 적은 사람일수록 표정과 행동에서 평온함을 느낄 수 있다. 역으로 이야기하면 자신의 작은 성공을 드러내고자 하는 욕심은 스스로를 위험한 함정에 빠트리는 것과 같다. 자신의 성취를 남에게 드러내 보이며 자랑하고, 타인에게 지속적으로 확신시키려고 애쓰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상당히 피곤한 일이다. 

그런데 자신의 의도와는 다르게 실제로는, 자기 자랑이 심하면 오히려 자신이 이룬 성공의 의미와 긍정적인 자부심을 희석시킨다. 게다가, 자기 능력을 증명하려고 애를 쓰면 쓸수록 상대방은 더욱더 그 사람을 피하고, 자랑을 늘어놓는 사람을 뒤에서 흉을 보고, 심지어는 상대방을 분개하게 만들기도 해서 오히려 그를 적으로 만들기도 한다.


현실은 역설적이다. 다른 사람들의 동의를 얻기 위해 애쓰지 않을수록 그들로부터 더 큰 동의를 얻을 수 있다. 사람들은 대개 자신이 옳다는 것을 굳이 증명하지 않거나 자신을 내세워 자랑하지 않는 사람, 그리고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따뜻한 무엇인가를 타인과 공유하는 사람을 좋아하고 사랑한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을 우리는 겸손한 사람이라고 칭한다. 그리고 진정한 겸손을 기르는 방법은 이를 직접 실천해 보는 것이다. 이는 ‘조용하고 편안한 감정’이라는 결과물을 곧바로 얻을 수 있기에 참으로 좋은 방법이다. 그러니 이제부터는 자신을 자랑할 기회가 생기더라도 그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론은 쉽지만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 나도 동창신부들과 만나서 사목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어느덧 자랑질하고 있다. 사목을 하다 보면 잘하는 부분도 있지만 잘못하는 부분도 분명히 많이 있다. 그런데 이야기를 하다 보면 당연하듯이 잘못하는 사목보다는 잘하는 사목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이유가 무엇일까?

사람들은 지인들에게 약간의 경쟁심을 갖고 있다. 그리고 자신이 다른이들과 비교해서 능력의 부족함이 없음을 드러내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다. 그러나 성숙하고 겸손한 사람이라면 때로는 자신의 부족함도 과감하게 고백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자신이 진정한 신앙인이라면 자신의 양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래서 친구들과 의견을 나누면서 선을 넘지 말아야 한다. 물론 선제 조건은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자신을 스스로 자랑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하나를 더 첨부하자면 다른 사람들의 부족함을 전혀 입 밖에 내지 말아야 한다. 

사람들이 그러한 당신의 말과 행동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면 사람들은 당신의 현명한 판단과 겸손에 무척 감동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될 때 자신은  타인으로부터 사랑을 더욱더 많이 받을 수 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자신을 스스로 드러내지 않고 자랑하지 않는 행위가 오히려 당신을 남들로부터 인정받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