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우분투(Ubuntu)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3-11-13 04:41 조회수 : 77

우분투(Ubuntu)


어제는 연중 32번째 주일이면서 평신도의 날이었다. 우리 대림동 성당에서는 큰 행사가 있었다. 작년에 이어서 올해도 전신자 국수잔치를 행했는데, 많은 분들이 봉사를 해주셔서 날씨가 제법 쌀쌀했지만 성황리에 마칠 수 있었다. 특히 올해는 그동안 신자들의 염원과 정성을 모아서 제작한 '예수 성심상'과 '성모상'의 봉헌식을 함께 해서 그 감격은 몇 배나 더했다. 이태리에서 대리석을 수입해서 직접 제작했기에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신자들의 정성어린 봉헌과 기도에 다시 한번 더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특히 10년 넘게 지향을 갖고 폐지를 모아 5천만원이라는 돈을 들여서 '예수 성심상'을 봉헌해주신 자매님께 감사와 하느님의 은총이 함께하시길 기원해본다. 


본당을 운영하다보면 늘 느끼는게 있다. 최선을 다하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최선의 결과를 얻기는 정말로 어렵다. 즉 최선을 다한다고 반드시 최선의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일을 하다보면 어떤 일들은 여러 사람과 하는 것보다 혼자 고민하면서 하는 것이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때가 있다. 사람들의 성격과 원하는 방식이 다양하기에 타인을 배려해가면서 일한다는게 보통 힘든게 아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과 힘을 합치면, 혼자 할 때보다 더 다양한 의견을 통해서 더욱 풍요롭고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 확률이 높다. 그래서 일은 혼자서 어려움을 견디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어렵더라도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분투(Ubuntu)’라는 말이 있다. 아프리카 반투어로 ‘우리가 함께 있기에 내가 존재한다’는 뜻이다.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서 나란 존재를 규정하고 또한 공동체 안에서의 내가 존재하고 유지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단어다. 혼자 있으면 마냥 편할 것 같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금방 깨달을 수 있다. 힘들더라도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서 살아가는 것이 여러모로 이득이다.

그렇다면 이제까지 인생을 살면서 어떤 분들의 도움을 받고 있는지 생각해보자.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생각이 날 것이다. 그리고 남들과 동행한다는 것은 과정에서는 힘들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원하던 일들을 성취했을 때 함께 기뻐해 주기 때문에 더욱더 행복할 수 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떤 식으로 관계를 설정해야 할지를 고민해봐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과의 관계를 사심없이 서로에게 이익이 될 수 있도록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한다. 그리고 좋은 관계를 갖기 위해서는 때로는 손해까지도 감수하겠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하지만 이론적으로는 알지만 실천하기는 정말로 힘들다. 그래서 노력이라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내가 성공하는 삶을 산다는 것은 어떤 일의 결과물을 훌륭하게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는  자신이 먼저 노력하고 주변에서 나를 믿어주고 내 성공을 자신의 일처럼 기뻐해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보는 월요일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