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입시철이 왔다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3-11-15 03:31 조회수 : 58
어김없이 입시철이 왔다
내일이면 수능시험을 보는 날이다. 겨울의 초입에 들어서는 이때쯤에 한 사람의 운명을 좌우하는 시험을 보는 것도 운명처럼 받아들여진다. 나 또한 44년 전에 당시에는 예비고사라고 불리던 시험을 보았던 기억이 난다. 한참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입시철이 되면 탄식과 눈물, 환성과 웃음이 수능생들과 가족들 사이에서 어김없이 벌어진다. 한 순간에 많은 것들이 결정되는 현실이 내가 보기에도 참으로 딱한 풍경이다. 우리의 교육적 현실이 그러하니 어쩔 없다고는 하지만 개선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오늘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한 번 뿐인 우리 인생을 입시에만 촛점을 맞추지 않았으면 한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높은 쪽을 바라보기 마련이다. 사람들의 시각도 15도 상향을 바라볼 때 가장 편하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면서 어찌 위만 보면서 살수 있겠는가? 나는 자신이 오르지 못할 높은 목표 보다는 조금 낮은 목표를 설정해서 가능한 성취하는 기쁨을 누리는 것이 더 현명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일등만이 최고의 목표가 되어서는 절대로 안된다. 최선을 다했는데 기대했던 결과를 얻지 못했지만 차선의 결과를 얻었다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 될 수는 없다. 사람이 사는데 있어서 설정된 목표가 아니면 절대로 안된다고 하는 순간 인간은 불행한 늪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최선 아니면 차선을 기쁘게 선택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우리 주변에는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는 가지 못했지만 나름의 성공을 한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요즘 사람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재물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본다면 대학보다는 시대의 흐름을 볼 수 있는 혜안이 더 중요하다는 것은 진리에 가깝다. 세상은 나를 향해서 언제든지 열려 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자신이 갈 수 있는 길을 적절히 선택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가고 싶어도 능력이 안되거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길이라면 포기하고 다른 방법을 찾을 줄도 알아야 한다.
모든 사람이 운동을 잘할 수는 없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한 것은 운동을 잘 못하는 것은 쉽게 인정하면서도 자식이 공부를 잘하지 못한다는 것은 인정하기 싫어한다. 그래서 때로는 자녀들은 원하지도 않는데 자기 만족감 때문에 학원을 무리하게 보내기도 한다. 태생적으로 운동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듯이 공부도 잘하는 사람이 있다. 물론 부모라면 내 자식이 그 안에 포함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만약 내 자식이 그 안에 포함되지 않으면 다른 방향으로 돌아가는 법을 부모가 먼저 제시 해주기를 바란다. 살다보면 내가 생각하지 못한 좋은 기회들이 언제든지 반드시 찾아온다는 점을 오늘만큼은 꼭 기억해 주었으면 한다.